서비스타임 7년..K팝 '따로 또 같이' 명과 암은[★FOCUS]

윤상근 기자 2024. 3. 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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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상근 기자]
그룹 샤이니(SHINee)가 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샤이니는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27일, 28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팬미팅 '2023 SHINee FANMEETING 'Everyday is SHINee DAY' : [Piece of SHINE]'(2023 샤이니 팬미팅 '에브리데이 이즈 샤이니 데이' : [피스 오브 샤인])을 개최했다. / 사진제공 = SM엔터테인먼트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서비스타임'이라는 규정이 있다. 1군 26명 로스터에 포함되거나 부상자 명단에 포함됐을 때를 모두 일수 또는 년수로 계산해 선수들의 활동 일수를 체크한다. 선수는 1년 172일을 로스터에 포함돼 있어야 서비스타임을 채우게 되며 3년을 채우지 못하면 구단의 최저연봉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후 3년차가 되면 연봉조정 자격과 로스터 제외 거부권을 갖게 되고 5년차가 되면 마이너리그 거부권, 6년차 때는 FA 자격을 얻는 등 실질적인 메이저리거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양한 계약이 존재하는데 이 서비스타임은 메이저리거로 처음 합류한 신인 선수들이 각 연차에 맞는 대우를 받게 되면서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 중 하나다. 이 6년이라는 기간 동안 활약도를 지켜보며 구단이 이 선수와 앞으로 계속 함께 갈지, 좀 더 지켜볼지, 아니면 결별할 지를 고민하게 되고, 선수도 팀과 동행하며 자신의 커리어 행보를 역시 고민한다.

7년으로 점철되고 있는 아이돌그룹 멤버들이 첫 '서비스타임'을 잘 마무리한 이후의 행보를 두고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의 '동상이몽' 끝에 내린 K팝 신의 결론은 바로 '따로 또 같이'였다. 아티스트의 이 7년 동안의 커리어와 인기에 따라 동행할지 갈라설지가 거의 결정되는 가운데 소속사와 아티스트가 함께 만들어낸 '팀 IP'는 유지하자는 게 서로를 위해서도, 팬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2008년 데뷔, 올해로 16년째를 맞이한 인기 보이그룹 샤이니는 지난 5일 중대한 기로 앞에 섰다. '누난 너무 예뻐'로 대표되는 상큼하면서도 경쾌한 연하남 콘셉트를 장착, 2세대 보이그룹 경쟁에서 우위를 갖고 2000년~2010년대를 풍미했던 샤이니도 이제 멤버들이 군백기를 거쳐 30대에 접어들면서 다음 행보에 고민이 많았을 법했다.

16년째를 맞이했어도 소속사에서 계속 함께 할것 같았던 샤이니도 전속계약 만료를 마주하며 내린 결론은 아쉽게도 완전체 재계약은 아니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5일 공식입장을 통해 샤이니 활동은 SM에서 변함없이 지속되며, 개별 활동 계약은 멤버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민호, 키는 그룹은 물론 개별 활동에 대해서도 당사와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온유는 여러 방향을 열어놓고 모색 중이다. 태민과의 전속 계약은 3월 말 종료되며, 태민의 종료 후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 전으로,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발표했다.

공식적으로는 샤이니의 팀은 유지된다고 발표했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이번 발표는 샤이니의 완전한 팀 유지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샤이니 역시 군백기를 기점으로 팀 활동에 어쩔수 없는 활동 중단이 생겼고 여기에 멤버 종현의 안타까운 비보와 온유의 긴 공백이라는 아픔도 품어야 했다. 민호 키 태민은 각각 연기 예능 음악 파트에서 점차 두각을 드러내며 홀로서기에 비중을 키우고 있었다는 점 역시 '완전체 팀 샤이니' 유지라는 방향성과는 다른 것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샤이니의 완전체 팀 활동도 5일 SM의 발표를 기점으로 자주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샤이니에 앞서 SM의 다른 아이돌그룹들의 '따로 또 같이' 기조는 이어졌다. 3세대 K팝 신을 이끌었던 엑소는 법적 분쟁까지 갈 뻔했던첸 백현 시우민과 디오(도경수) 등과도 소속사 계약을 마무리한 채 '엑소 IP 유지'에 합의했고, 슈퍼주니어 역시 팀은 깨지 않은 가운데 최근 규현의 안테나 이적이 눈길을 끌었다. 소녀시대 역시 15주년 기념 완전체 앨범을 발표하긴 했었지만 여러 소속사로 이적해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해온 탓에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진=제니
/사진=리사
/사진=로제
/사진=지수

다만 YG와 블랙핑크의 '따로 또 같이' 기조는 다양한 반응을 낳았다.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로 거듭난 멤버 4명을 모두 잡기 위해 장기간 동안 논의를 이어갔지만 전원의 YG 잔류는 볼수 없었고, 다만 '팀 블랙핑크'의 기조는 유지하자고 가까스로 합의했다.

YG가 블랙핑크의 팀 재계약을 발표했을 때만 하더라도 블랙핑크 완전체 앨범 컴백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었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하지만 완전체 컴백은커녕 블랙핑크라는 IP는 K팝 신에서 점차 지워지고 있는 모양새다. 제니는 어머니와 함께 오드 아틀리에라는 레이블을 설립했고 지수는 친오빠와 손을 잡았으며 로제 리사의 경우 해외를 기반으로 한 홀로서기를 각자의 SNS를 통해 암시하기도 했다.

K팝 신의 '따로 또 같이'는 소속사의 팀 IP 유지를 통한 팬덤 확보와 아티스트의 솔로 행보 유지라는 윈윈 전략이기도 하지만, 솔로 멤버들의 홀로서기를 위한 사실상의 허울 뿐인 '팀 보존 계약 합의'이라는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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