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30명 이상 꽂는다고?"...국민의힘 뚜껑 열어보니 아직 8명뿐
4·10 총선을 앞두고 8일까지 총 254개 선거구 가운데 국민의힘의 후보가 결정된 곳은 총 212곳. 이 가운데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공천을 받은 검사 출신 정치 신인은 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본격적인 공천 작업이 시작되기 전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이 30명 이상의 검사를 공천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실제 확인된 수치는 이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이 공천을 받은 지역도 대부분 여당 입장에서 양지보다는 도전지에 가까운 곳들이다.
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은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후보자 가운데 검사 출신은 △심재돈(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최기식(경기 의왕시·과천시) △정필재(경기 시흥시갑) △이원모(경기 용인시갑) △김진모(충북 청주시서원구) △박경호(대전 대덕구) △조수연 (대전 서구갑) △주진우(부산 해운대구갑) 등 8명이다.
이들 8명 중 2명만이 경선을 거쳤다. 수원지검 2차장, 대전고검 등을 거친 박경호 후보는 경선을 통해 대전 대덕구 후보가 됐다. 이 지역은 현재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대전지검 검사 출신 조수연 후보가 출마하는 대전 서구갑도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단수공천되거나 우선추천(전략공천)된 후보들의 선거구도 대부분은 여당 입장에서 쉽지 않은 곳이다. 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연이 있는 최기식 후보가 출마하는 경기 의왕시·과천시, 한동훈 위원장 상관으로 근무 인연이 있는 검사장 출신 김진모 후보가 출마하는 충북 청주시서원구 모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의석을 가져간 지역이다. 의왕시·과천시는 지난 세 차례 연속, 청주시서원구는 두 차례 연속 민주당이 가져갔다.
윤 대통령, 한 위원장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는 심재돈 후보가 출마하는 인천 동구·미추홀구갑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지역구로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으로 알려져 있다. 충주지청장 출신 정필재 후보가 출마하는 경기 시흥시갑도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의석을 빼앗겼다.
검사 출신 중 여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공천된 후보는 2명 뿐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을 지낸 주진우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갑에,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을 지낸 이원모 후보가 경기 용인시갑에 공천을 받았다. 다만 용인시갑은 지난 세 차례 연속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검사 출신 '신인'들을 대거 공천하지 않고 공천자 중에서도 대다수를 도전지에 보낸 것은 '무더기 검사 공천을 할 것'이란 야권의 견제를 지속적으로 받아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스템 공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강조하면서 불필요한 공격에 휘말리지 않고 잡음을 최소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이원모 후보가 당초 여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구을에 공천을 신청하자 그를 재배치했다. 윤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석동현 전 검사장은 아예 공천에서 배제시켰다. 검사 재직 중 총선 출마를 시사해 물의를 일으킨 김상민 전 대전고검 검사, 피의자와 부적절한 식사 모임을 한 의혹이 있는 박용호 전 마산지청장도 컷오프(공천배제)됐다.
이 밖에도 검사 출신 여럿이 경선까지 올랐다가 탈락했다.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있는 노승권 전 대구지검장은 대구 중구·남구 경선에서 탈락했다. 순천지청장 출신 박성근 전 한덕수 국무총리 비서실장 역시 부산 중구·영도구 경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편 검사 공천과 관련한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국민의힘은 오히려 민주당 공천에 대한 역공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전북 전주시을 민주당 후보로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공천됐다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에게 "(현직 검사의 출마와 관련한) 공천 상황이 국민의힘에도 있었고 민주당에도 있었다. 두 당이 그 사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봐주기 바란다"며 "우리는 경선에도 올리지 않고 컷(배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검사장은 검찰에 있을 때부터 민주당에 유리하게 움직인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을 컷하지 않고 공천한다? 이것이 검사 독재고 검찰 공화국"이라고 말했다.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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