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깃든 아련한 사랑의 기억…애니 '로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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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듣는 음악의 선율에서 까맣게 잊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페인 출신의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영화 '로봇 드림'은 사랑하다가 헤어져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두 사람이 음악을 들으며 문득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을 포착한다.
'로봇 드림'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그마한 아파트에 혼자 사는 강아지 도그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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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오랜만에 듣는 음악의 선율에서 까맣게 잊어버린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나가 버린 사랑의 기억도 음악 속에 남곤 한다.
스페인 출신의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영화 '로봇 드림'은 사랑하다가 헤어져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두 사람이 음악을 들으며 문득 아름다운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을 포착한다.
'로봇 드림'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그마한 아파트에 혼자 사는 강아지 도그의 이야기다. 도그는 의인화한 캐릭터로, 개의 모습이긴 해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도그뿐 아니라 영화 속 뉴욕 주민은 모두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람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외로운 도그는 TV 광고로 알게 된 반려 로봇을 한 대 주문한다. 로봇도 의인화한 캐릭터로, 사람과 특별히 다를 게 없다.
도그와 로봇은 한집에 살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어느 날 해수욕장에서 로봇의 몸이 갑자기 굳어 버리면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는다.
영화는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헤어지기 싫다며 울고불고하는 모습 대신, 재회하는 꿈을 꾸거나 다시 혼자가 된 일상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밴드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노래 '셉템버'(September)가 흘러나오면서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시간적 배경은 명확하지 않지만, 도그가 TV로 하는 게임 같은 걸로 미뤄 1980년대로 짐작할 수 있다. 도그는 당시 영화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킴스 비디오'를 보기도 한다.
대사가 한 마디도 없고, 예쁜 그림체의 영상과 음악만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관객은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베르헤르 감독은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게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이라며 "'로봇 드림'을 통해 영화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그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고전 영화 '아파트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1960)의 주인공 버드(잭 레먼 분)를 강아지의 모습으로 구현해낸 캐릭터라고 한다. 코믹하고 귀여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도그는 버드를 꽤 닮았다.
'로봇 드림'은 작가 사라 바론의 동명 그래픽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고, 그해 애니메이션계 칸영화제로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 콩트르상 부문 대상과 유럽영화상 장편애니메이션상을 거머쥐면서 주목받았다.
이달 10일 열리는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13일 개봉. 102분. 전체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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