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잡서'부터 현대 작품까지…시에 얽힌 이야기는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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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詩話)는 시에 관한 비평이나 해설, 시인과 관련한 일화 등을 기록한 책이다.
안 교수는 고려 인종 대에 문인으로 활동한 정서(생몰년도 미상)가 펴낸 '잡서'(雜書)부터 이인로(1152∼1220)가 저술한 '파한집'(破閑集) 등 다양한 시화를 다룬다.
그는 시화가 나온 시기에 따라 고려, 조선, 20세기 이후 현대 등 크게 3단계로 나눠 시대적 추이와 시화 저술에서 드러나는 문학적 특징을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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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시화(詩話)는 시에 관한 비평이나 해설, 시인과 관련한 일화 등을 기록한 책이다. 쉽게 말하면 시에 얽힌 이야기다.
고려시대부터 최근까지 약 1천년 간 이어온 시화의 역사를 정리한 연구서가 나왔다.
한문학자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가 펴낸 '한국 시화사'(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한국 문학의 한 축을 이루는 시화사를 꿰어낸 저서다.
안 교수는 고려 인종 대에 문인으로 활동한 정서(생몰년도 미상)가 펴낸 '잡서'(雜書)부터 이인로(1152∼1220)가 저술한 '파한집'(破閑集) 등 다양한 시화를 다룬다.
그는 시화가 나온 시기에 따라 고려, 조선, 20세기 이후 현대 등 크게 3단계로 나눠 시대적 추이와 시화 저술에서 드러나는 문학적 특징을 설명해준다.
각 시기에 시화 주제가 어떠한지, 시 비평 양상은 어떻게 변하는지 찬찬히 짚는다.
안 교수는 "문예사조의 변화, 정치와 사상의 차이, 외국 문학의 수용에 호응하며 시화는 한국 고전문학의 주요 특징과 미학을 제시하며 다양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한다.
그는 "시화는 문학과 역사, 사회, 풍속, 학술을 두루 엿보는 도구"라며 "시화사는 문학사의 하나이면서 비평사의 하나이고, 필기 역사의 하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한국 시화의 출발점을 사라진 작품에서 찾으며 역사를 확장하려 한 점은 눈길을 끈다.
그는 '속파한집'(續破閑集)과 '보한집'(補閑集) 등에 남은 기록을 토대로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잡서'를 시화와 필기의 첫 저술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 교수에 따르면 정서는 다재다능한 무인으로, 고려 전기 사대부 사회와 문인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많은 문헌을 갖추고 있어 시화집을 저술할 능력이 충분했던 인물이다.
그는 '잡서'를 '한국 시화의 효시'로 내세우며 "(송나라 문인) 구양수(1007∼1072)가 최초의 시화를 지은 1071년에서 100년쯤 지난 시점에 고려에서 시화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한다.
안 교수는 책에서 고전뿐 아니라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 시화도 비중 있게 다룬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시를 통해 삶을 들여다본 시화 '인생의 역사'에 대해서는 "낡은 형식으로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변화하는 열려 있는 비평 형식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기나긴 시간 시화가 걸어온 변화를 정리하는 일은 안 교수의 오랜 바람이었다.
그는 "30년 전 조선 후기의 시화를 수집해 박사학위 논문을 쓴 뒤로 한국 시화의 변화 과정을 밝혀보겠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었다"며 "오래 묵은 나와의 약속을 실현"했다고 털어놨다.
704쪽.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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