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잡으러 온 현대차 사장 “반도체 벨트, 자동차도 융합” [금배지 원정대]
공영운 더불민주당 경기 화성을 후보
현대차 사장 출신 “저는 말보다 실력”
삼성전자 한정민·개혁신당 이준석과 승부수
“재벌개혁 본질은 혁신, 신성장 이룩해야
반도체·자동차 융합 클러스터로 혁신성장”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22대 총선에서 ‘대학민국의 성장’을 상징하는 지역구를 꼽으라면 경기 화성을이 빠질 수 없다.
평균 연령 34.5세의 ‘가장 젊은 도시’인 동시에 삼성전자·기아차·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몰려있어 늘 미래를 꿈꾸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화성을에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59)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민주당이 어렵게 모셔온 9호 영입인재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문화일보 기자를 거친 그는 이후 현대차에 합류에 18년간 임원을 지내며 현대차를 세계 3위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 키워내는데 일조했다.
현대차에서 승승장구하던 공 전 사장이 돌연 산업계를 떠나 정계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산이 직접 몸으로 경험한 ‘혁신성장’을 대한민국과 결합시키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
공 전 사장은 “사회의 변화 속도는 빠르지만 정치는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쟁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정치권에서 나름대로의 극복방안을 만들어보고 싶다.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성장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에 대해 “그동안 공정분배, 복지에 역점을 두고 성과를 내온 정당”이라며 “이제는 혁신성장, 신성장에 더 큰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화성을에서 “동탄의 미래 엔진”이 되겠다는 공 전 사장을 매일경제가 만나봤다.
문제는 경기 화성을에서 내리 3선을 지내온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개혁신당에 합류한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라는 점이다. 선거구 분구 후 이 의원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인물은 개혁신당의 이준석 대표, ‘청년정치’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이 대표는 “가장 젊은 도시 동탄에서 개혁을 외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화성을에 40세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연구원인 한정민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현대차 출신인 공 전 사장에 삼성전자 출신이 맞서는 모양새다.
공 전 사장은 경기 화성을의 쟁쟁한 경쟁 후보들에 대해 “저는 말보다 실력으로 승부보는 타입”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대차’라는 글로벌 기업에서 최고경영자로 일을 해봤고 혁신을 거듭했다”며 “그 실력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비전을 실현하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성 주민들의 교통 민원을 해결할 ‘신개념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공 전 사장이 내놓은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마을버스 이용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버스 노선을 자동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공 전 사장은 “이용자들이 어플에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찍으면 버스에서 데이터를 자동으로 계산해 노선을 산정한 뒤 이용자들에게 통보한다”며 “이것이 바로 수용응답형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 설명했다.
공 전 사장은 “현대차 재직 시절 판교, 세종 등에서도 시험 운영했고 성공적으로 정착한 기술”이라며 “내 집에서 역과 정류장까지 가는 것이 불편한 동탄에서 라스트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을 해결해줄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공 전 사장은 ▲동탄트램, 동탄~인덕원선과 1호선 연장 ▲광역버스 노선 신설 ▲국가전략산업 테스트베드 조성 ▲경부고속도로 상부 등지에 센트럴파크 조성 ▲지역 대학병원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 전 사장이 내세우는 혁신성장의 3가지 요건은 ▲강한 산업은 더 강하게 ▲중소기업 혁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기술 지원이다. 그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국내 유력산업은 더 확장할 필요성이 있다며 ‘글로벌 리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기술 지원에 대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항목으로는 ‘공급망 재편 전략’을 꼽았다. 공 전 사장은 현대차 재직 시절 세계 각국에 사무소를 마련해 해당 국가의 관련 규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업무시스템을 구축했었다.
그는 “현대차가 10개국으로 공장을 급속하게 확대할 때, 각국 정부의 환경 정책, 안전 규제 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각 국가에 마련한 거점오피스는 지정학적 문제로 통상 리스크가 커질 때 핵심적인 기능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공 전 사장이 의회 입성 후 이루고픈 1호 법안은 ‘자원기본법’이다. 그는 “자원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고 한 정권의 임기인 5년 내에 이룰 수 없는 사업”이라며 “여야가 합의를 통해 기본 원칙과 방향을 정하고 이에 맞게 일관되게 끌어가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외에도 그는 안보, 교육, 연금개혁 등에서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 전 사장은 민주당의 강령 속에 자리잡은 ‘재벌 개혁’에 대해서도 일부 공감을 표하면서도 자신만의 색다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은 글로벌 플레이어이고, 자기 매출과 이익의 80% 이상을 다 해외시장에서 올리고 있는 기업들”이라며 “본질은 혁신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운영 방식, 의사결정 방식 등에서 혁신이 이뤄진다면 대기업은 박수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고 정치권에서는 왈가왈부할 소지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김건희 특검, 계파 갈등 등 정치공학적 현안으로 뒤덮여있는 여의도에서 기업인 출신인 공 전 사장이 내세우는 ‘혁신’과 ‘성장’의 목소리가 울려퍼질 수 있을까. 지신의 모든 자산과 역량을 쏟아부어 동탄에서 글로벌 기업을 키워보겠다는 그의 포부는 과연 실현가능할까.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의 꿈이 동탄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무슨 옷을 입고 다녀야 욕을 안 먹나”…배우 김규리, 법적대응 시사 - 매일경제
- 이러다 베트남에 다 뺐길라…태국 발칵 뒤집어 놓은 ‘과일의 여왕’ - 매일경제
- 20분간 마우스 안 움직이면 “놀고 있네”...직원들 반발한 기업은 - 매일경제
- 현 시장 자택서 대마 수지 70㎏ 무더기 발견 충격…대체 어디길래? - 매일경제
- “몰라보게 예뻐졌네”…쇼핑 즐기는 안젤리나 졸리 옆 그녀의 정체 - 매일경제
- 사전투표율, 전남·전북·광주 1~3위 싹쓸이…대구·부울경은 평균 이하, 각당 해석은? - 매일경제
- “무서워서 돈 맡기겠나”…지역농협 직원, 고객 통장서 1억원 무단 인출 - 매일경제
- ‘발렛파킹 로봇’ 나온다…“비좁은 공간도 알아서 주차 척척” - 매일경제
- 이자도 거의 안 붙는데, 한달 새 33조 넘게 몰렸다…대체 무슨 일? - 매일경제
- 양효진 제치고 MVP! ‘배구여제’ 김연경, 직접 입 열었다 “다음 시즌 흥국생명과 한 번 더 우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