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소변 속에 숨겨진 장내미생물의 비밀

김소연 기자 2024. 3.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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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은 노랗고 대변은 갈색이다.

두 배설물의 색이 이런 데에는 '빌리루빈'이라는 자황색 물질의 영향이 크다.

그래서 체내에선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이라는 무색 물질로 전환해 소변으로 배출한다.

홀 교수팀은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하는 장내미생물은 모두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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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변은 노랗고 대변은 갈색이다. 두 배설물의 색이 이런 데에는 ‘빌리루빈’이라는 자황색 물질의 영향이 크다. 빌리루빈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물질로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지면 담관 폐쇄, 황달 등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체내에선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이라는 무색 물질로 전환해 소변으로 배출한다. 이때 전환되지 않고 남은 빌리루빈이 소변을 노랗게 만든다.

빌리루빈이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되는 구체적인 과정은 그간 완전히 밝혀지지 않다. 전환 과정에 장내미생물의 역할이 크다는 정도가 알려졌을 뿐이었다. 지난 1월 3일 브랜틀리 홀 미국 메릴랜드대 세포생물학 및 분자유전학과 교수팀은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하는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찾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64-023-01549-x)

장내 BilR 유전자 발견 빈도 -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은 신생아 황달 발병률이 가장 높은 생후 0일~89일 사이 신생아의 장에서는 BilR 유전자를 가진 장내미생물이 잘 발견되지 않는다는 연관관계를 밝혔다. BilR 유전자는 황달을 유발하는 ‘빌리루빈’을 독성이 없는 물질로 전환해 황달 발병율을 낮춘다. Nature Microbiology 제공

홀 교수팀은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하는 장내미생물은 모두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를 갖고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에 따라 연구팀은 다양한 종의 장내미생물을 빌리루빈이 섞인 배지에서 배양했다. 그리고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하는 장내미생물을 분류했다.

빌리루빈을 유로빌리노겐으로 전환하는 장내미생물 사이의 유전적 연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만드는 환원효소 중에서 빌리루빈을 환원할 수 있는 효소와 그 유전자를 추려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BilR’이란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추가실험을 통해 BilR 유전자가 건강한 성인의 장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편 신생아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장에서는 BilR 유전자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빌리루빈 환원효소가 유아 황달과 같은 장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증거가 된다.

연구에 참여한 장 샤오팡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의학도서관 생물정보학 연구그룹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빌리루빈 환원) 효소를 찾은 덕에, 이제 장내미생물이 체내 빌리루빈 수치와 고빌리루빈혈증 등 질환과 어떤 연관관계를 갖는지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3월호, [과학뉴스] 노란 소변 속에 숨겨진 장내미생물의 비밀

[김소연 기자 leci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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