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겨냥한 역겨운 공격', 韓 사회의 '추악한 부분' 드러났다…'도덕'에 민감한, 불법도 아닌데 마녀사냥하는 韓 문화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최근 일명 '핑퐁 게이트'는 한국 축구, 한국 축구를 넘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2023 아시안컵에서 주장 손흥민과 막내급 이강인의 충돌, 손흥민의 손가락 부상, 그리고 요르단에 충적인 0-2 패배 4강 탈락. 이로 인해 국민 슛돌이 이강인은 국민 욕받이로 전락했다. 이강인이 런던으로 가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손흥민이 용서를 하면서 '핑퐁 게이트'는 일단락이 됐다.
국민적 관심이 큰 메이저 이벤트에서 이강인과 같은 국민 욕받이가 등장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숱하게 경험한 장면이다. 국민적 관심이 대회 실패라는 과정을 거쳐 분노로 바뀌었고, 이 분노를 풀 수 있는 희생양을 지정했다. 그리고 정말 잔인하게 쏘아붙였다. 이번에는 이강인이었을 뿐이다.
왜 한국 사회는 이런 모습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것일까. 외국의 눈에는 이런 한국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글로벌 축구 소식 전하는 'Football Paradise'가 '핑퐁 게이트'에 대한 외국의 시선을 전했다. 그들의 시선을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이 2023 아시안컵에서 추락한 것에 대해 얼마나 분노하고 있는지를 표현하기에는 어떤 말로도 부족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무능을 지적하는 글들이 온라인에 많이 올라왔다. 그리고 이강인을 겨냥한 역겨운 공세가 있었다.
22세의 파리 생제르맹 미드필더에게 쏟아진 학대는, 당하는 이들에게는 너무나 두려운, 한국 사회의 추악한 부분들을 드러냈다. 한국 문화의 유독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한국 사람, 축구 선수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을 깨달을 때다.
이 사태의 배경은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 의혹 소식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충격을 받았다. 탁구를 둘러싼 단순한 싸움은 이후 기업들이 이강인의 광고를 취소하고, 일부 한국 축구 팬들이 이강인의 국가대표 영구 출전 금지를 요구하는 등 국가적인 스캔들로 번졌다. 핑퐁 게이트의 직격탄이 아깅인에게 온 것이다.
한국은 유명인들에게 도덕 조항을 삽입한다. 확인된 것과,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과 상관없이, 어떤 잘못의 암시라도, 매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너무 신속하게 일어난다. 사실로 입증이 되든, 거짓으로 판명이 나든, 그 대상은 엄청난 비난으로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과 몇 달 전,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불법 마약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숨진 채 발견된 적이 있다. 여러 차례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한국 경찰을 그를 수차례 불러 조사했고, 언론 앞에 내세웠다. 부정적 여론은 그를 매장하도록 만들었고, 결국 그 길로 내몰았다.
한국의 대중들이 이번 마녀사냥을 통해 배웠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SNS에서 이강인을 향한 수천 개의 역겨운 글을 봤다. 그중 일부는 대표팀에서 은퇴할 것을 요구했고, 다른 이들은 고의적으로 아시안컵 성공을 방해했다고 몰아세웠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스타로 여겨졌던 선수를 향한 끔찍한 방법이었다.
팬들의 학대로 고통받는 축구 선수는 이강인뿐만이 아니다. 최근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이 된 공격수 황선홍은 199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의 부진에 대한 끊임없는 비난을 받았다. 황선홍은 그의 세대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 중 한 명임에도, 2002 월드컵 폴란드와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기 전까지 구원을 받지 못했다.
물론 다른 나라도 팬들이 자국 대표팀 선수들을 비난한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한국만큼은 아니다. 한국인들은 항상 휴대폰을 보고 있다.
이강인을 잘 모르는 팬들은 이강인이 그 정도의 미움을 받기 위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묻고 있다. 이강인의 세계적인 실력을 이야기하는 대신, 탁구 논란이 국가적인 스캔들로 터졌다는 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사실은 크게 슬프다.
잘못이 인정됐을 때도 감싸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하지만 단순한 라커룸 문제로 인해 축구 선수를 매장시키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이다. 법적으로 처벌이 가능한 범죄가 아니다.
또한 유교 문화가 바탕이 된 한국의 팀 스포츠에는 선배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하향식 접근법에 대한 집착이 대표팀에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2002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런 틀을 깬 것은, 이전 한국 축구에는 없었던 일이었다. 결과는 4강.
차기 대표팀 감독은 전통을 존중하는 것과 어린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2000년 이후 태어난 새로운 세대의 선수들은, 전임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거나 경기를 하지 않는다. 좋든, 싫든, 창의성과 쇼맨십에 더 중점을 둔다.
대한축구협회가 5월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팬들은 시간을 가지고,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내뱉은 말이 실제로 결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
[이강인.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Football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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