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서 만든 고기 '배양육' 식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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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세포·미생물 배양 기술로 만든 배양육의 상용화 길이 열렸다.
농장에서 키운 고기가 아닌 실험실에서 세포 배양으로 만든 인공 고기, '배양육'이 조만간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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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내에서도 세포·미생물 배양 기술로 만든 배양육의 상용화 길이 열렸다. 소나 돼지를 키우지 않고 만들어 먹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직은 낮선 새 먹거리가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속에서 우리의 식탁을 지킬 수 있을까. 배양육이 가져올 변화와 과제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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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은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단이자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미래 유망산업이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국내에서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 및 제품 개발이 빠르게 진행된 만큼 배양액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도새우 배양육을 만드는 셀미트는 이달 중 식약처에 자사 배양육에 대한 식품원료 인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달 21일 세포·미생물 배양 등 신기술을 활용해 얻은 물질도 식품원료로 인정할 수 있도록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을 일부 개정해 고시했다.
셀미트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식약처에 식품원료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당시에는 이렇다할 가이드라인이 없었다"며 "이번에 나온 고시에 따라 자료를 준비 중이며 이달 안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승인이 완료되면 즉시 제품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셀미트 외에 스페이스에프(돼지 배양육 개발), 심플플래닛(배양육 파우더 개발) 등 다른 스타트업들도 관련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식약처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영업일 기준 27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업계에선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허가를 받은 배양육이 본격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는 등 보완 조치가 없으면 영업일 기준 270일 안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세포 배양 기술이 식품원료로 승인되면 식품위생법 및 하위 법령·고시 규정에 따라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식품으로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양육은 동물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액이 담긴 생물반응기에 넣어 만든다. 동물을 도축하지 않아 동물복지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가축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배양육 판매를 허용하는 국가들도 점차 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는 2040년 전 세계 배양육 시장이 4500억달러(약 580조원) 규모로 성장해 전체 육류 시장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배양육 판로가 열려도 소비자 인식 개선, 가격 경쟁력 등의 문제로 산업화·대중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이미 배양육을 판매하는 해외에서도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등 산업화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조철훈 서울대 동물생명공학 교수는 "국내 기업들도 해외 기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양육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면서도 "배양육이 승인된 해외도 일반 고기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에 배양육을 판매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실험실 단계를 넘어 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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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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