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깨비’ F-4 팬텀 퇴역 앞두고 사상 첫 고별 ‘엘리펀트 워크’

정충신 기자 2024. 3. 9. 07:5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군은 8일 수원기지에서 올해 전반기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한미연합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실시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공군력의 위용과 압도적인 응징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월 퇴역하는 F-4E 팬텀 필두, 33대 전투기 위용 과시
오는 6월 완전 퇴격하는 F-4E 팬텀(Phantom)을 필두로 30여 대의 공군 전투기들이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은 8일 수원기지에서 20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했다. 공군 제공

공군은 8일 수원기지에서 올해 전반기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한미연합연습과 연계해 압도적 공군력을 과시하는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실시했다.

엘리펀트 워크는 공군력의 위용과 압도적인 응징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수십 대의 전투기가 최대 무장을 장착하고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 활주하는 훈련이다. 수십 대의 전투기가 대형을 갖춰 이동하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 무리 걸음처럼 보여 엘리펀트 워크란 이름이 붙었다.

공군은 "특별히 이번 엘리펀트 워크는 한때 한반도 상공을 주름잡았던 F-4E 팬텀(Phantom)의 퇴역을 앞두고, 공군의 모든 전투기들이 ‘큰형님’ 격인 팬텀의 명예로운 은퇴를 축하하고 기리는 의미를 더해 시행됐다"고 밝혔다. 우리 공군의 F-4E는 오는 6월까지 모두 퇴역한다.

이날 훈련에서 F-4E 8대가 선두에 나서고, F-15K, KF-16, F-16, FA-50, F-5, F-35A 전투기들이 뒤를 이었다. 총 33대의 전투기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을 구성했다.

그동안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단일 비행단의 전력으로 실시해왔다. 우리 공군이 보유한 전 기종의 전투기가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 앞에서 엘리펀트 워크를 이끈 F-4E는, 공대지미사일인 AGM-142H (팝아이·Popeye), AGM-65D(매버릭·Maverick)와 MK-82 500파운드 폭탄 등을 장착하고 그 위용을 선보였다.

공군은 1969년 당시 세계 최강의 신예기였던 F-4D를 도입함으로써, 미국, 영국, 이란에 이어 네 번째 ‘팬텀’ 보유국이 됐다. 당시 ‘게임체인저’로 불린 F-4D 도입으로 우리 공군은 단번에 북한의 공군력을 압도하게 됐다. 팬텀은 ‘하늘의 도깨비’라 불리며 1994년 KF-16을 전력화하기 이전까지 대한민국 공군을 대표하는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다.

특히, 팬텀이 발사하는 AGM-142 팝아이(Popeye) 공대지미사일은 1.6m의 철근 콘크리트도 관통할 만큼 가공할 폭파력을 가졌으면서도 최대 약 100km의 사거리와 1m 이내의 오차범위를 자랑해 북한이 두려워하는 미사일로 명성을 떨쳤다.

오는 6월 퇴격하는 F-4E 팬텀(Phantom)을 필두로 30여 대의 공군 전투기들이 8일 수원기지에서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 훈련을 하는 가운데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대형 위를 저공비행(Low Pass) 하고 있다. 공군 제공

한국 공군은 F-4D 도입 후, 개량형인 F-4E, 정찰기인 RF-4C 등 220여대의 팬텀을 운영했다. 지금은 대부분 퇴역하고 F-4E 10여 대만 임무 현장을 지키고 있다.

F-4E 뒤로 △10.5t에 달하는 무장량과 3800여km의 항속거리를 자랑하는 F-15K 5대 △전천후 다목적 전투기로 공군의 주력을 이루는 KF-16·F-16 5대 △K-방산의 대표주자로 폴란드, 필리핀 등 4개국에 수출된 국산 전투기 FA-50 5대 △전방 및 수도권 지역의 즉각 대응전력인 F-5 5대가 차례로 위용을 드러냈다.

여기에 F-35A 스텔스 전투기 2대가 엘리펀트 워크 대형 상공을 저공비행(Low Pass)으로 통과하며, 이날 훈련의 정점을 찍었다. 저공비행을 마친 F-35A는 착륙 후 대형에 합류했다.

제10전투비행단 153대대 김도형(40) 소령은 "길이 기억될 팬텀 전투기의 마지막 현역 시절을 함께 하게 돼 너무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 소티(sortie·전투기 출격 횟수) 한 소티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곧 다른 기종으로 전환하겠지만 팬텀 조종사였다는 자부심으로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엘리펀트 워크 현장을 방문해 훈련에 참가한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55년간 대한민국을 수호해 온 팬텀, 그리고 팬텀과 고락을 같이해 온 팬텀맨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퇴역하는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