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시스트' 이강인, 실력 증명 + 절친 유니폼까지 확보…구보와 우정의 셔츠 교환

조용운 기자 2024. 3. 9. 07: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파리 생제르맹은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2-1로 제압했다. 이강인은 후반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후 절친 구보 다케후사와 유니폼을 교환한 이강인. ⓒ 게키사카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장점인 왼발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 6일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의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를 2-1로 제압했다. 보름 전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파리 생제르맹은 합계 스코어 4-1로 여유있게 소시에다드를 따돌렸다.

이강인은 짧은 시간 부여된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챘다. 이강인은 요즘 출전 시간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뒤부터 확고한 주전으로 분류됐던 이강인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흔들리는 시간을 보냈다. 팀 복귀 직후 위궤양 증상으로 소시에다드와 1차전에 결장하더니 이후 낭트, 스타드 렌전에서는 선발 출전하고도 일찍 교체됐다. 급기야 지난 주말 AS모나코전에서는 선발에서 빠졌다.

한동안 이강인을 향한 혹평이 이어졌다. 1-1로 비겼던 렌전이 끝난 후 비판이 상당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이 미드필드에서 기대했던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기술적인 볼 처리가 엉성했다. 미숙한 상황 대처로 실망을 안겨 하프타임에 교체됐다"고 지적했다. '막시 풋'도 "이강인은 공격 전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나치게 신중하다 볼을 뺏겼다"고 했다.

▲ 파리 생제르맹은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2-1로 제압했다. 이강인은 후반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프랑스 언론들의 지적이 궤를 같이하면서 이강인은 교훈을 찾았다. 소시에다드전에서도 출발은 벤치였다.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라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하락세를 막을 수 있었다. 이강인은 투입 10분 만에 번뜩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가슴 트래핑 이후 지체없이 왼발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이강인 눈에 들어온 킬리안 음바페의 침투에 정확한 패스로 반응했다.

처음 보는 장면이 아니다. 이강인은 음바페의 속도를 살릴 줄 안다. 패스가 정확한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브레스트전에서도 음바페의 골을 도왔다. 그때도 지금처럼 음바페의 움직임을 예측해 상대 뒷공간으로 볼을 떨어뜨려주는 시야와 패싱력을 과시했다. 음바페의 골을 다시 도우면서 이강인은 가진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 공격 포인트로 이강인은 개인 통산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도움을 올렸다. 앞서 AC밀란과 조별리그에서는 골을 넣었다. 더불어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 다음으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게 됐다.

UEFA도 공식적으로 이강인의 활약을 조명했다. 하루 전 공식 채널을 통해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나온 최고의 도움 장면을 골랐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골을 도운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백힐 패스로 어시스트를 한 오리 오스카르손(코펜하겐), 토마스 뮐러의 골을 도운 수비수 마티아스 더 리흐트(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이강인의 로빙 패스를 더했다.

▲ 파리 생제르맹은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2-1로 제압했다. 이강인은 후반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총 4명의 후보 중 이강인이 이주의 어시스트로 꼽혔다. 이강인의 패스 정확도에 놀라는 눈치다. 자연스럽게 대외 평가도 호평으로 바뀌었다. 'PSG 컬처'는 "이강인이 음바페의 두 번째 득점을 훌륭하게 도왔다"고 칭찬했다. '르 파리지앵'은 "이강인의 완벽한 패스가 있어 음바페가 쉽게 득점할 수 있었다"고 기회를 창출한 이강인의 패스를 주목했다.

'90min' 프랑스판도 "이강인은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대신해 들어갔다. 차이를 만들지는 못했어도 자신이 가진 볼 키핑력과 패스 능력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고 조명했다.

이강인은 기량을 입증한 데 이어 우정도 돈독하게 다졌다. 이날 경기는 절친한 사이인 구보 다케후사와 선의의 경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강인과 구보는 2001년생 동갑내기로 어릴 때부터 나란히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했다. 특히 2021년 8월 레알 마요르카에 동시 입단하면서 관계가 돈독해졌다.

당시 이강인은 유소년 시절부터 오랜 시간을 보낸 발렌시아를 떠나 마요르카로 이적했다. 구보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마요르카에 임대를 왔다. 둘은 2021-22시즌 함께 호흡했다. 이강인은 34경기에서 1골을 넣었고, 구보는 31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저마다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으면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 파리 생제르맹은 스페인 산 세바스티안에 위치한 아노에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2-1로 제압했다. 이강인은 후반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둘은 이제 우정의 대결을 기대했다. 구보는 아시안컵에서부터 이강인과 선의의 경쟁을 하길 원했으나 한국과 일본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맞대결이 무산됐다. 지난 1차전에서도 이강인이 복통으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도 이강인이 선발에서 빠져 절친 대결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후반에 들어와 어시스트로 기량을 입증하면서 한판승을 거뒀다.

일본 매체 '게키사카'에 따르면 둘은 경기를 마치고 유니폼을 교환했다. 경기 후 터널에서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이내 셔츠를 맞바꿨다. '라이브스코어'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구보가 이강인에게 유니폼을 주자 이강인도 곧장 상의를 벗어 교환하며 활짝 웃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