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품농장 최승룡 대표, 전국 최고 ‘버섯 왕’ 노린다
귀농 후 함평에 정착...느타리⋅표고 등 재배
1급수 음용수 등 이용 ‘친환경’ 재배...해외수출도 고려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물로 키워야 제대로 된 버섯이죠"
한 눈에 보기에도 대단히 큰 규모의 버섯 농장 농업회사 법인 늘품 최승룡 대표(52)는 자신이 키우는 버섯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다.
전남 함평군 학교면 서당매길 162번지에 위치한 ‘주식회사 늘품’은 버섯을 키우는 농장이다. 최 대표에 따르면 연면적 5785.12㎡ (1750평)에 재배사가 48동(99.17㎡⋅30평 기준) 규모로 농장 크기는 단일사업체로 전국 다섯 번 째 크기이고 광주 전남에서는 1위라고 한다.
최 대표는 광주에서 오랫동안 전기관련 일과 태양광 사업을 하고 이를 통해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언젠가 시골로 내려가 농사짓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최 대표는 "영암 삼호가 고향이고 농부의 자식이었다" 면서 "나이가 먹어가면서 귀농에 대한 로망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그렇다고 최 대표가 준비 없이 귀농의 로망만 마음에 품은 것은 아니었다. 귀농을 하기 위해 6년을 준비기간으로 삼았다.
6년의 준비기간 동안 적지 않은 고민을 통해 선택한 작물이 버섯이었다. 버섯은 기후 영향이 별로 없고 특별하게 오염율이 없는 거래처와 일을 한다면 유동성이 큰 시장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규모가 큰 농장이지만 사업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5월 농장공사가 시작된 후 10월에 마무리되었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6년간의 준비기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해 1월 23일 첫 출하를 시작했다.
그는 "늘품 농장에 들어간 돈이 50억 정도이다. 자부담이 15억이고 나머지가 은행대출이다"고 말했다. 들어간 돈만큼이나 매출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히 인건비 부분을 줄이기 위해 최 대표의 부인 김진희 씨와 첫째 아들 최강혁 군, 둘째 딸 최아현 양 이렇게 네 가족이 버섯농장에 매달리고 있다.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최 대표는 "가족사업이 되면서 힘들 때면 짜증도 내지만 오히려 네 가족이 더 돈독해 지는 부분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늘품 농장에서 키우는 버섯은 느타리버섯과 표고버섯 두 종류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새송이와 만가닥 버섯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최 대표가 키우는 버섯은 타 농장 버섯과 두 가지가 다르다. 하나는 재배에 사용하는 물과 다른 하나는 실용신안을 낸 비밀성분이다.
최 대표는 "버섯을 키우기 위해 암반수 160m를 파 1급수 음용수를 사용한다"며 "사람이 먹는 음식이니까 버섯을 키우는 물도 당연히 음용수 기준에 맞아야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강조했다.
또 최 대표는 "비밀이어서 밝힐 수 없지만 실용신안을 낸 성분이 있는데 이것을 버섯에 키우는데 사용하면 다른 버섯보다 유통기간이 길어진다" 고 밝히며 "앞으로 실용신안을 토대로 이 성분에 대해 특허도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자신이 키우는 버섯의 두 가지 성분에 대해서 자부심 가득한 최 대표였지만 버섯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버섯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었다.
최 대표와 가족들은 출근과 동시에 먼저 보는 것이 버섯 방부터 확인하고 매일 외부온도에 맞춰 내부의 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이다.
최 대표는 "최상의 상태 유지를 위해 습도와 환기가 무척 중요한 부분인데 물론 기계가 해주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보조 수단에 불과하고 매일 직접 버섯의 상태를 보고 외부 환경에 맞춰 내부 환경을 조절해 주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제 막 발걸음 뗀 늘품농장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득하다. 최 대표가 바라보는 미래는 바로 중국수출이다. 중국은 버섯의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다.
최근 중국 소비자들은 친환경 버섯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버섯 수요는 꾼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태다.
최 대표는 "중국 음식에 버섯이 안 들어간 음식이 없다"면서 "중국 상위 1%를 겨냥한 프리미엄 버섯을 수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다음 달에는 친환경 인증과 HACCP 가공공장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취재가 마무리될 쯤 최 대표가 갑자기 농산물 유통마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 대표는 다시 한 번 귀농에 대해 말하면서 지역소멸문제에 대해 진중히 설명했다. 그는 지역소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소득문제를 꼽았다. 도시 사람들이 농촌에 정착할수있게 하려면 일한만큼의 소득을 보장해줘야 하는데 농사를 지어서 적자가 나는 구조가 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자신 있게 귀농을 했다가 결국 다 포기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늘품농장에서 생산되어 일반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느타리버섯 한 팩(200g)에 가격은 1400원 정도이다"면서 "하지만 생산지에서 유통업자에게 납품하는 가격은 700원 정도로 소비자 가격 절반 정도가 중간유통업자가 가져가는 몫"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농협이 유통업자의 몫을 착실히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를 줄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생산자가 생산량을 줄이거나 납품가를 내려야 하는데 이러다 보면 지역 소득이 보장 안 되니 귀농을 중도 포기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최 대표는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젊은 사람들이 농촌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농수산물 유통 마진 정책을 바꿔 귀농인구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최 대표는 귀농단지를 만들어 언제나 ‘을’의 위치에 머물렀던 생산자가 ‘갑’이 될 수 있는 자리를 찾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최 대표는 "가까운 미래에 함평군에 저와 같은 귀농인들 단지를 만들어 현재 경매사나 유통업자들이 ‘갑’인 상황에서 생산자가 동등한 ‘갑’의 위치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또 하나의 꿈이다"고 밝혔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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