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묘’ 김재철 “흥행 감개무량...장재현 감독 믿었죠”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개봉 후 신들린 흥행세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김재철은 극 중 3대째 집안에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고 있어 무당 화림에 도움을 요청하는 박지용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파묘’의 신들린 흥행에 “감개무량하다. 어안이 벙벙하다. 20년 넘게 연기했는데 친척들도 그렇고 주변 분들이 더 좋아해서 감사하다. 얼떨떨하다. 무대인사 할 때도 관객들이 꽉 차있는 걸 처음 경험하니까 너무 신기하다. 유해진 선배가 스타트가 화려해서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해주더라. 이렇게 꽉 차는 게 쉽지 않다고, 당연한 게 아니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아직도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도 흥행했으니까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한 것보다 빠른 속도다. 무대인사 하면서도 스코어가 바뀌니까 저희끼리 환호하면서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고, 예상외로 좋다 보니 숫자를 잘못 본 건가 하는 느낌이고 조심스럽기도 하다.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재미있게 봤고 팬이었다는 그는 자신이 ‘파묘’를 함께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단다.
그는 “장재현 감독님의 행보가 궁금했고, 최민식 선배가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수들이 만났구나, 끝장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희 기획사로 감독님이 한번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길래 ‘왜 나에게 연락했지?’ 하면서 만나러 갔다. 감독님이 절 보더니 같이하자고 해서 얼떨떨했다”며 ‘파묘’ 합류 과정을 설명했다.
박지용 캐릭터에 대해서는 “권력자이면서도 유약하고, 아들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과 불안감이 있고 그런 알 듯 모를 듯 그 중간에서 줄타기했다”며 “합류 후 며칠 뒤 리딩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힘이 바짝 들어간 거다. 감독님이 힘을 빼야 할 것 같다고 권력자이면서도 의뭉스럽기도 하면서 아들을 살리고 싶어하는 마음과 불안감이 있는 그런 느낌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힌트를 얻었다.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저랑 시간을 보내면서 제가 살았던 이야기나 무명 때 겪은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주셨고 그래서 저도 제 패를 다 깠다. 친한 형처럼 느껴지는 감독님을 믿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재철은 “CG가 필요해서 각도를 맞춰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면서도 “되게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해서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거의 순서대로 찍어줘서 호텔 신의 경우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왔다. 전화 받는 신부터 감정적으로 예열이 돼서 할 수 있었다”며 장 감독에게 또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대인사 당시 극중 화제 장면인 ‘목돌리기 포즈’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최민식 선배가 좋을 때 해야 한다고 많이 목 돌릴 준비를 하라고 해서 과감하게 했다. 목 돌리기 장인이 됐다. 즐겁게 봐준 분들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거면 당연히 해야 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재철은 ‘파묘’를 함께한 ‘묘벤져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 미드필더였다. 최민식 선배님이랑 김고은과 주고받는 신이 많았는데, 이분들은 유명한 공격수니까 내가 잘 받아서 패스만 해도 되겠다 싶었다. 정말 저는 최민식 선배의 연기를 받기만 해도 됐다. 정말 재미있는 분이기도 하다. 선배님은 출근할 때부터 편하게 농담하면서 후배들이 긴장하지 않게 늘 웃게 만드셨다. 그게 선배님의 연륜이다. 긴장하지 말라는 말에 오히려 더 긴장할 수 있지 않나. 늘 본인이 편하려고 그렇게 한다고 하지만, 모두가 잘해야 하니까 그렇게 배려하시는 것”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더불어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최민식 선배 마지막 촬영 날 밥차를 먹었다. 선배 촬영이 먼저 끝나서 오늘은 제 마지막 촬영이니 세 그릇을 먹어야 하나 농담을 던졌는데 장 감독님이 오열하더라. 다 깜짝 놀랐다. 그걸 보는데 저도 울컥하더라. 내 나이가 최민식 선배처럼 됐을 때 젊은 감독이 내 마지막 촬영 때 저런 마음이라면 된 거 아닌가 싶더라. 저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유해진 선배도 절 많이 예뻐해 줬고 챙겨주고 배려해줬다. 유해진 선배도 최민식 선배도 재미있는 분들이다. 두 분이 무대인사만 봐도 개그 스타일이 다른 걸 알 수 있다. 현장에서 모니터하면서도 늘 감탄했다. 정말 김고은 이도현까지 대단했다. 제가 묘벤져스를 처음 만나는 게 휴게소 신이다. 네 분이 서 있는 걸 보는데 묘하게 잘 어울리면서 흥미로웠다. 감독님이 만든 조합이었는데, 그런 묘벤져스의 조합이 흥행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고은의 대살굿 신도 대단하지만 혼 부르기도 좋았다. 경문 외는 건 톤을 잡기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대단하고 멋지더라. 카리스마 있으면서 무게감이 있더라. 이도현도 힙하게 나와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대단했다. 일본 귀신 빙의 돼서 하는 연기는 내가 그 나이대에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럽더라. 나는 빙의가 짧게 됐을 때도 쉽지 않았는데 힘이 빠지지 않고 끝까지 채워서 갔다는 게 대단하다”며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내 반응에 대해 “제가 붕 뜰까봐 잡아주는 스타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말 조심하라고. 그래도 뒤에서 조용히 좋은 댓글 같은 거 보면 캡처해서 보내주고 한다”면서 “제가 기존했던 작품의 그 사람이 맞냐는 반응을 보면 배우로서 뿌듯하다. 다른 느낌을 보여줬다는 거니까”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파묘’를 통해서 영화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 싶다. 영화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를 보면서 배우를 꿈꿨다. 그래서 제 어릴 때 꿈이 스크린에 비친다. ‘파묘’로 이렇게 사랑을 받아서 더 바랄 게 없지만, 앞으로도 역할의 크기와 상관 없이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어쩌다 보니 돈 많고, 외국에서 살다 온 교포 역할을 많이 했다. 외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다. 하하. 저는 감자탕집 아들로 평범하게 살아왔다. 그런 생활 밀착형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연극할 때 코미디를 많이 해서 그런 것도 해보고 싶다. 앞으로도 다른 캐릭터도 도전해보고 싶다. 영화가 이렇게 잘돼서 저에겐 새로운 경험이고 이 영화를 만나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다. 그런 감사한 마음을 잘 담아서 연기로 보답하고 싶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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