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율 90%로 올리겠다는 ‘이 정당’...민주당 덕분에 금배지 예약

손일선 기자(isson@mk.co.kr),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3. 9. 0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산된 통진당 후신 진보당서
최대 6명 원내진출 가능성
19대 국회 통진당 940일 재현 우려
진보당, 상속세율 최고 90% 등 공약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도입도 주장
새진보연합·조국혁신당도 급진적 공약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가 지난 2월 8일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에게 설 명절을 하루 앞두고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통합진보당의 ‘후신’ 격인 진보당의 급진좌파들이 민주당이 주도한 범야권 비례 위성정당을 발판 삼아 국회 입성을 추진하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0대 재벌의 해체, 국가기간산업의 국·공유화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국가정보원 무력화 등을 시도했던 19대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의 행보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좌클릭’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2014년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판결로 사라진 통합진보당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했던 인사 가운데 최대 6명이 22대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당의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 전종덕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손솔 수석대변인은 범야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후보로 총 30명을 선정할 예정인데 진보당 몫으로 추천된 이들 3명은 당선 안정권에 배치될 예정이다. 시민사회 몫으로 배정된 4명의 국민 추천후보에도 진보당 관련 인사들이 포함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전날 12명의 국민 추천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 중 이주희 변호사와 서정란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장흥군농민회 사무국장 등이 진보당 관련 인사로 꼽힌다.

이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공동행동’에서 활동하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아내 정경심 씨를 변호했다. 서정란 전 사무국장은 진보당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인사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단일화 합의를 한 가운데 진보당 울산시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울산시의회]
진보당과 민주당 간 후보 단일화 합의에 따라 울산 북구에서도 진보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 두 야당은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합의하면서 북구 지역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진보당의 윤종오 전 의원이 단일후보가 됐다. 윤 전 의원은 과거 통합진보당과 민중당 소속으로 활동했던 인사다.

진보당은 4·10 총선을 앞두고 급진적 공약을 대거 발표했다. 10대 공약에는 검찰청을 해체하고, 전국 검사장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횡재세를 거둬 서민부채탕감기금 조성해 서민 부채를 탕감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산 100억원 이상인 국민을 대상으로 슈퍼리치 부유세를 도입하고 상속세 최고세율을 90%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제도 10대 공약에 포함했다.

현행 7세 이하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하는 아동수당의 지급 대상과 금액을 각각 18세, 30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도 담았다.

물론 진보당 인사들이 원내에 진입해서 이같은 공약을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들이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정책 연대까지 공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활동했던 19대 국회때 상황을 떠올리고 있다. 옛 통진당 의원 6명은 19대 국회 임기 시작일인 2012년 5월 30일부터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이 내려진 2014년 12월 23일까지 940일간 국회에서 83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오병윤 전 의원은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를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 등 국가안보에 관련된 해외정보로 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정원과 검찰이 내란음모 혐의로 이석기 전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하기 20일 전에 발의돼 ‘국정원 무력화 법안’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통진당 소속 의원들은 이 외에도 정당해산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법안이나 24시간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안 등을 제출했다.

또 당시 통진당 의원들이 자료제출 요구권을 활용해 국가기밀 확보를 시도해 논란이 됐다.

이석기 전 의원은 전시작전통제권 관련 자료를 요청했고, 이상규 전 의원은 국가보안법 시험 관련 자료를 요구하면서 보안담당 경찰 176명의 이름과 소속·계급 등을 함께 요구했다. 오병윤 전 의원은 국토부가 관리하는 철도·항공·물류 등의 상세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진보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 손길을 내밀고 있는 ‘자매 정당’도 민주당을 과거보다 더 좌클릭하게 만드는 요소다.

민주당과 협력을 모색하는 조국혁신당은 진보당과 목소리를 같이 하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검사장 직선제를 도입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진보연합의 경우 부동산 보유세 체제를 재산세와 토지세로 개편한 후 토지세로 확보한 세수로 월 10만원을 전 국민에게 배당처럼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은행 횡재세 등으로 50조원 이상의 소상공인재생기금을 조성한 후 소상공인의 채무를 조정하는데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