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페이스 하지 마라"…한·미·일 통산 '522SV' 돌부처의 연락, 고우석의 시간은 온다

김건호 기자 2024. 3. 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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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오버페이스 하지 마라."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작년까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마지막 투수로 올라와 LG의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확정 짓는 투수였다.

시즌이 끝난 뒤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고우석의 신분조회를 요청한 것이다. 이후 고우석도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고 LG 역시 이를 수락했다.

포스팅 공시 후 종료 직전까지 고우석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시간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샌디에이고와 극적으로 합의하며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계약 규모는 2년 450만 달러(약 59억 원)다.

고우석에 앞서 빅리그 무대에 도전한 '클로저'가 있었다. 바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다. 2005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던 그는 2014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했고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손을 잡아 2시즌 동안 활약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사인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콜로라도 로키스 유니폼을 입은 뒤 2020시즌 삼성으로 돌아왔다.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성적은 232경기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225⅔이닝 252탈삼진 평균자책점 3.31이다. 이후 삼성으로 복귀해 꾸준히 세이브를 쌓았으며 한미일 최초 522세이브, KBO리그 최초 400세이브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인천공항=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지난 7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오승환은 취재진을 만나 고우석에 대해 "(고)우석이 같은 경우에는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오버페이스 할 필요 전혀 없다. 그만큼 팀에서 분명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고우석이 오히려 반대로 오버페이스 할까 봐 걱정이다"며 "저는 오버페이스를 했다. 저는 이야기를 해준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우석이한테 문자를 보낸 적도 있고 온 적도 있다. 부상만 없고 몸에 이상만 없으면 오히려 샌디에이고에서 생각한 것 이상의 성적을 내줄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고우석이 정규 시즌을 앞두고 무리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그는 "(문자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뭐 보여주려고 연습 때부터 오버페이스 하지 마라'였다. '어차피 너에 대해서는 다 알고 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신인 느낌으로 가는 것이고 선수는 거기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오버페이스를 할까 봐 그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줬다"고 밝혔다.

LG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던 고우석이지만, 샌디에이고에서는 경쟁을 해야 한다. 마쓰이 유키, 로베르트 수아레스, 완디 페랄타 등이 경쟁자다. 오승환은 "고우석이 세이브 같은 걸 염두할 필요도 없다. 분명히 처음부터 클로저로 들어가면 좋지만 냉정하게 봤을 때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분명히 기회는 온다. 그리고 그 기회를 분명히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리고 있으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오승환은 "연봉만 놓고 봐도 다른 선수들이 많다. 냉정하게 그렇게 생각하면 자기 할 것만 하면 된다. 그러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9일 오전 10시 40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을 치른다. 김하성은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선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한다. 이정후 빅리그 입성 후 첫 한국인과의 맞대결이다. 고우석 역시 이정후와의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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