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가리지 않는 게 우리 원칙”… 강아지 심폐소생술 한 소방관

문지연 기자 2024. 3. 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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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소방위가 의식 잃은 강아지 두 마리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 /TV조선 보도화면

화재 현장에 출동한 30년차 베테랑 소방관이 의식 잃은 새끼 강아지를 살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포착돼 감동을 안기고 있다. 그는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가리지 않고 구조하는 게 소방관의 원칙”이라는 말도 남겼다.

9일 전북 군산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45분쯤 군산시 수송동 한 반려동물 분양센터에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군산서 지곡119안전센터 이용호 소방위는 현장에서 태어난 지 보름 정도 된 작은 새끼 강아지 두 마리를 발견했다.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신 탓인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 소방위는 강아지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푹신한 방석 위에 눕혔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은 채 앉아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가슴압박에도 눈을 뜨지 않자 주저없이 인공호흡까지 시도했다. 행여나 작은 몸에 무리가 갈까 방화 장갑마저 벗어 던졌다. 그렇게 생명을 살리기 위한 사투는 15분여간 계속됐다.

이 같은 노력에도 강아지들의 숨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 소방위는 “젖도 안 뗀 강아지 두 마리가 축 처져 있더라. 요즘에는 (반려견도) 가족이라고 표현하잖나. 어떻게든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심장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있는 생명이라면 가리지 않고 구조하는 게 소방관의 원칙”이라는 말도 남겼다.

한편 이날 불은 30여분 만에 꺼졌으나 강아지 5마리가 폐사하는 등 30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건물 관리인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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