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장은 사우디로 가지 않는다” 손흥민 약속 지킨다...“토트넘 재계약 이번 여름 마무리, 이미 협상 시작”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 손흥민은 토트넘과 프리미어리그(EPL)에 남아서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빛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인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 영입을 원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당시에 '손흥민은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의 타깃이며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는 손흥민이 내년에 자국 클럽에 합류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사우디 구단들이 손흥민 영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손흥민을 노린다는 소식에 우려가 담긴 시선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사우디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뛰고 있는 최고의 슈퍼스타들에게 접근했기 때문이다. 리오넬 메시, 킬리안 음바페처럼 사우디 구단들의 제안을 거절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많은 선수들이 돈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부터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은골로 캉테와 파비뉴, EPL 최고 수준의 공격수였던 사디오 마네, 리야드 마레즈,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 수많은 선수들이 사우디로 향했다.
손흥민은 팬들이 가지고 있었던 일말의 걱정까지도 완벽하게 사라지게 했다. 사우디 이적설을 두고 "전 아직 그곳(사우디)에 갈 준비가 안 됐다. EPL이 좋고,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기)성용이 형이 한번 이야기하지 않았었냐. '대한민국의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라고. 저한테 지금은 돈이 중요하지 않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한다는 자부심과 좋아하는 리그에서 한다는 게 중요하다. 아직도 EPL에서 해야 할 숙제도 많다. 잘 돌아가서 준비하겠다"며 직접 사우디로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우디로 이적하지 않겠다는 인터뷰와 함께 손흥민은 2023~2024시즌에는 완벽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안와 골절, 탈장 고통 그리고 어수선했던 전술과 팀 분위기로 인해 손흥민은 2022~2023시즌 부진했다. 여러 가지 변명거리도 많았지만 손흥민은 앞만 바라봤다. EPL 득점왕인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의구심을 완벽히 뒤집고 싶어했다.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손흥민은 9월에만 리그에서 6골을 터트리면서 케인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생애 4번째 EPL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한 손흥민은 EPL의 역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완벽하게 부활한 손흥민에게 장애물 따위는 없었다. 시즌 도중 미키 판 더 펜과 제임스 메디슨이 동시에 빠진 후 토트넘은 크게 흔들렸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위해 떠나기 전까지 엘링 홀란, 모하메드 살라 다음으로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토트넘을 이끌었다.
토트넘 유망주인 제이미 돈리는 "손흥민은 믿을 수 없다. 손흥민은 나를 많이 도와준다. 훈련에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자신의 생각을 말해준다. 손흥민은 나한테 정말 좋은 사람이다"며 주장 손흥민의 리더십에 박수를 보냈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지난 2월 EPL 전반기 윙포워드 부문에서 손흥민을 전체 1위로 평가했다. 손흥민은 스쿼카가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제시한 12개 항목 중에서 공격 포인트, 오픈 플레이에서의 기대도움값, 상대 페널티박스로의 패스 시도 횟수, 기회 창출 능력, 슈팅 시도 횟수, 득점 전환율, 페널티박스 안에서 터치 횟수, 페널티킥 제외 기대득점값 등 총 8개의 항목에서 리그 최상위 능력을 보유했다.
당시 '스쿼카'는 손흥민을 두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했지만 손흥민은 2023~2024시즌 리그 12골로 토트넘 최고 득점자로 남아있다. 엘링 홀란(맨시티)보다 4골이 적지만 리그 득점왕을 굳건히 노리고 있다. 2022~2023시즌을 실망스럽게 보낸 후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밑에서 다시 최고의 모습을 보여 리그 21경기 12골 6도움을 기록했다"며 극찬했다.
손흥민의 능력이 더욱 대단한 건 스쿼카가 지난해 11월에 진행한 EPL 스트라이커 평가에서도 전체 1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홀란, 다윈 누녜스와 함께 현 시점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뽑혔다.
손흥민의 경쟁력은 유럽 5대 리그 선수들과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었다. 손흥민은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대득점값(xG) 통계에서도 뛰어난 수준을 자랑했다. xG보다 더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일수록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손흥민은 현재 유럽 5대 리그에서 통계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 6위였다. 상위 10명 안에 EPL 출신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했다. 손흥민은 적은 기회 속에서도 최상위 골 결정력을 보여준 셈이다. 손흥민은 통계보다 4.4골을 더 집어넣으면서 EPL 최고의 골 결정력을 가진 선수라는 걸 입증해내고 있는 중이다.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손흥민이기에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한다는 건 말이 안됐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달 27일 '31세의 손흥민은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사우디 프로리그 클럽들과 폭넓게 연결되고 있다. 토트넘은 위태로운 계약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장 손흥민에 대한 어떠한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지에서도 토트넘이 맹활약하면서 동시에 엄청난 충성심까지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을 위해서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토트넘은 현재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2,200만 원)를 받고 있는 손흥민의 재정적인 요구를 충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사우디 구단에서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매력적인 제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독일 원풋볼 역시 '손흥민이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를 클럽에 기꺼이 맡길 의향이 있다고 가정하면 토트넘은 시즌이 끝날 때 공식적으로 그의 대표자들과 함께 앉아서 또 다른 블록버스터 계약이 될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재계약에 매우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계속해서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상황에 대해서 추적하고 있는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29일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은 적절한 시기에 공식적으로 재계약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 구단에 만족하고 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며 추가적인 소식을 내놓았다.
다른 매체들도 속속히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협상 상황에 대해서 보도하기 시작했다. 영국 HITC는 지난 6일 '토트넘은 팀의 주장인 손흥민과의 계약 협상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의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되지만 정보에 따르면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계약에 대한 합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 다음은 바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HITC는 '토트넘은 손흥민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관계가 꽃을 피운 것을 목격했고,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체제를 사랑하고 있으며, 이것이 손흥민이 계약 기간을 연장하려는 핵심 요소라고 파악하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잔류시키는 건 이번 여름 완수해야 할 핵심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주장을 맡기고, 엄청난 신뢰를 주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토트넘이 발전하는 모습에 행복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붙잡고 싶어하고, 손흥민도 토트넘에 남길 원하기에 양 측의 재계약 협상은 빠른 속도로 시작됐다. 풋볼 인사이더는 9일 '소식통은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재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여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며 양 측의 협상이 원활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에서 이견이 발생하면서 협상이 지연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었기에 손흥민과 토트넘 모두 일단은 시즌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계약으로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대우는 해리 케인이 받았던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900만 원)이었다. 손흥민의 현재 주급과 큰 차이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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