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 펀드'… '주주환원' 요구 커진다
[편집자주]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이슈에 관심이 모인다. 일부 기업은 주총 전부터 오너일가 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현 경영진과 반대 세력 간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도 심화하면서 기업들의 대응도 분주하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올해 정기 주총의 핵심 이슈를 짚어봤다.
①되살아난 '경영권 분쟁' 불씨… 3월 주총이 격전지
②목소리 높이는 '행동주의 펀드'… '주주환원' 요구 커진다
③여성·관료·외국인… 사외이사 다양성 확보 나선 기업들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기업을 상대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명목으로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불필요한 경영권 분쟁 등 역효과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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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주로 원한다.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는 삼성물산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4500원, 우선주 4550원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배당안(주당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보다 각각 76.5%, 75.0% 늘었다. 시티오브런던 등은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며 "배당 확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KCGI자산운용도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결산배당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 사이에서 영풍 편에 서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0원을 예고했다. 영풍은 전년과 같은 수준의 연간 배당(2만원)을 위해 주당 1만원의 결산배당을 원하고 있다. KCGI자산운용은 "영풍 측 안건에 찬성해 주주환원 입장에서 일반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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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여력이 없을 때는 기업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물산은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 펀드 요구에 대해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수립한 주주환원 정책(2023~2025년)을 크게 초과하는 내용으로 경영상 부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주주제안상 총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원으로 당사의 잉여현금흐름(삼성바이오로직스 제외) 100%를 초과한다"며 "해당 규모로 현금 유출이 이뤄지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재원 확보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경영권 분쟁 중심에 서기도 한다. 금호석유화학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선임, 자사주 소각 및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한 차파트너스가 대표 사례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추천했다. KB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 신한투자증권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장으로서 주주가치 제고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차파트너스는 자사주 전량 소각 및 정관 변경 등도 제안했다.
차파트너스는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연대해 주주제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 없다는 차파트너스 설명에도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특수 관계를 해소한 뒤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 왔다. 차파트너스 요구대로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박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향후 박 전 상무의 경영권 분쟁 시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자사주를 활용한 우호지분 확보 전략을 사용할 수 없어서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1%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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