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비디아 직전 너도나도 탈출행렬...973불이 875불로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3. 9. 06:3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가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을 하락세로 마무리했다. AI(인공지능) 랠리의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주당 1000달러 고지 직전까지 갔다가 갑자기 고꾸라지면서 지수 역시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시장 전체가 극히 일부의 AI 랠리 종목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8.66(0.18%) 내린 38,722.69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33.67포인트(0.65%) 하락한 5,123.6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33.67포인트(1.16%) 떨어져 지수는 16,085.11에 마감했다.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이날 장 초반에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이번주 평균 상승세로 거래를 마무리할 듯 보였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하락과 함께 분위기는 좌초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상투잡이를 피하기 위해 근본적인 투자지표보다는 장의 분위기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CFRA 리서치의 최고 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이날 롤러코스터를 탄 엔비디아 주가에 대해 "장기적인 상승 잠재력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우리가 너무 앞서 나갔을 수도 있다는 뜻일 뿐이고, 현재는 과매수 상황에 이르렀고 이제 약간의 이익을 얻을 시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1월 이어 2월도...일자리 서프라이즈
미국 2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27만 5000개 증가해 1월에 이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경제가 그만큼 탄탄하고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인력수요가 높다는 의미다. 2022년 3월 이후 금리를 급격히 올려 최대 5.50%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가 쉽게 위축되지 않고 있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을 정도인 것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은 2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가 27만 5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3.9%로 전월보다 0.1%p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어 1월 일자리는 전월 공식발표치보다 하향된 22만 9000개로, 12월은 29만개로 수정했다.

부문별로는 보건의료가 6만 7000개 늘어서 최대치를 보였고, 정부 고용이 5만 2000개로 그 다음을 기록했다. 레스토랑과 바 등 접객업은 4만 2000개 증가했고, 사회지원은 2만 4000개, 건설업은 2만 3000개 늘었다. 2월의 임금인상률은 전월비 0.1%, 전년비 4.3%로 예상치보다 0.1%p 낮았다. 1월의 4.5%보다도 하회한 수준이다.

이날 발표에선 실업률 상승치가 주목된다. 2월 실업률은 전월비 0.2%p 상승한 3.9%를 기록했는데 이제 4%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임금 인상률은 우려했던 것보다 가벼워서 중앙은행을 달래줄 만큼 인플레이션이 냉각됐다는 희망을 제공했지만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표한다.

키 프라이빗뱅크 투자 책임자인 조지 마테요는 "사람들은 오늘 발표된 보고서에서 원하는 메시지를 무엇이든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최근 지수가 낙관론에 치우쳐 있다고 생각하며 금리를 조정하기 위해선 충분한 확신이 필요하다던 연방준비제도(Fed)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시장이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립서비스에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지적이다. 파월 의장은 전일 상원의회에 참석해 "금리인하가 머지 않았다"고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기존 입장에서 바뀐 것은 없었다.
엔비디아 갑자기 추락한 이유는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컴퓨터 머더보드를 배경으로 한 스마트폰에 엔비디아 로고가 떠 있다. 2023.3.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엔비디아는 이날 주당 1000달러 고지 직전에 추락하기 시작해 875달러까지 하루 사이에 주가가 상하방 10% 이상의 범위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은 "이제 엔비디아 투자에서 이익을 실현할 때"라며 "장기적인 AI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을 종합하면 엔비디아 투자는 마치 겜블링 탑처럼 1000달러 선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다가 그 직전부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자 너도나도 탈출행렬에 동참한 결과로 풀이된다. 바숙은 "엔비디아의 리더십 지위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더 많다는 것을 뒷받침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익실현 기회를 노려왔다"며 지난 9주 연속 상승세의 과도함을 지적했다.

펙트세트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넘겼으며 현재까지 S&P 500 가격 상승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를 기준으로 하면 나스닥 100 지수 상승의 70%를 차지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76%, 지난해보다 261% 이상 상승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