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지옥서 ‘수익률 50%’ 천당行 ‘이 나라’…테슬라는 비트코인 얼마 벌었나?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28개월 만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개당 1억원 고지를 눈 앞에 둘 정도로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은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와 기업들의 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 수직 상승세 속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국가는 엘살바도르다.
앞서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9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주도 하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하고 국고를 동원해 대대적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바 있다. 전 세계 국가 중에서 법정화폐로 비트코인을 지정한 국가는 엘살바도르가 유일하다.
비트코인 관련 정보 사이트 ‘비트코인 트레저리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전날 기준 2381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환산 금액으로는 1억6082만달러(약 2123억원)에 이른다. 비트코인 구매에 투입한 국고가 1억716만달러(약 1415억원)였던 것을 고려하면, 차익은 5366만달러(약 709억원), 수익률은 50.1%다.
한동안 비트코인 하락세로 인해 국가부도 위기까지 놓였던 엘살바도르로선 반전 드라마를 쓴 셈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5일 사상 처음 6만9000달러 선에 오르며 지난 2021년 11월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오후 4시 30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6만7498,30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엘살바도르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금융 안정성을 해친다는 우려를 표하며 지난해 비트코인을 인출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재무 당국은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외국으로부터 송금 등이 자유로워진다”면서 IMF의 이 같은 조언을 일축한 바 있다.
지난달 4일(현지시간) 치른 대선에 85%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부켈레 대통령은 선거 전 재선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지위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엔 소셜미디어(SNS) X(엑스,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가 비트코인을 매입했을 때 언론은 문자 그대로 수천 개의 비판 기사를 썼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팔면 40%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정부에 비트코인을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신속하게 시민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상장 기업 중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이끄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비트코인을 꾸준히 사들인 결과 전날까지 총 19만30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금액으로 환산한 경우 130억4030만달러(약 17조2132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매수에 들인 비용 60억8799만달러(약 8조361억원)와 비교하면 평가 자산액이 무려 2.1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는 테슬라도 9720개에 이르는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평가 자산액은 6억5674만달러(약 8672억원)로 투자 금액 3억3750만달러(약 4457억원)보다 1.95배나 커진 규모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이다.
이 밖에도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기업인 미국 코인베이스 글로벌이 보유한 비트코인 9480개의 현재 가치는 투자금액(1억1700만달러, 약 1544억원)의 5.47배에 달하는 6억3951만달러(약 8442억원)다.
국가들 가운데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곳은 21만5000개나 보유한 미국이었다. 미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사이버 범죄자들이나 다크넷 시장에서 압수한 물량이다. 그 뒤를 중국(19만개), 영국(6만1000개), 독일(5만개)이 따랐다.
우크라이나도 비트코인 보유량이 4만6251개로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했다. 기부 목적으로 받은 비트코인 물량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는 금융망이 막히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기부받을 수 있도록 코인 지갑 주소를 SNS로 알려 660억원에 이르는 기부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의 향방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 경신 후 ‘뉴스에 팔아라(Sell-the-News)’는 순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6만9300달러대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 가격은 신고점 달성 직후 기다렸다는 듯 매도세가 이어지며 5시간 만에 6만달러 아래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고점 대비 약 14% 폭락했던 것이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MNNC그룹의 아이샤 키아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항상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대규모 청산이 있다”며 “일부 시장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이더리움 등 다른 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6만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던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회복세를 보이면서 6만6000달러선까지 올라왔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흐름이 여전히 강해 장기적으로 계속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출시된 9개 현물 ETF를 통해 순유입된 투자금은 약 80억달러에 달한다.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도 추가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데이비드 웰스 인클레이브 마켓 최고경영자(CEO)는 “급등 이후 조정은 수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아마 고점에 대한 두 번째 테스트가 있을 것이며, 이를 돌파한다면 흥미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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