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예뻐야 한다…삼성·하이닉스 재고 도울 제품은?

오진영 기자 2024. 3. 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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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메모리 업체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디자인에 힘을 준다.

크리에이터(개발자)나 유튜버 등 영상 편집 수요가 급증하면서 커지는 SSD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성능 외에 디자인과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 메모리를 직접 공급할 수도 있지만, 메모리가 탑재된 제품을 판매해 재고를 해소할 수도 있다"며 "SSD 외에도 자사의 낸드·D램을 부착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 실적 반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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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사진 = 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양대 메모리 업체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디자인에 힘을 준다. 크리에이터(개발자)나 유튜버 등 영상 편집 수요가 급증하면서 커지는 SSD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성능 외에 디자인과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굵직한 수상 성과도 거뒀다. SSD 판매가 늘면 축적됐던 낸드플래시 재고 해소도 기대할 수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포터블(휴대용) SSD T9와 T7 쉴드(Shield)는 최근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과 컴퓨터 부문 상을 받았다. T9는 사선 형태의 굴곡과 카본(탄소섬유) 패턴 등 고급 지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T7 쉴드는 지난해에도 독일 디자인협회가 주관한 '레드닷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SK하이닉스도 SSD 디자인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첫 번째 외장형 SSD인 '비틀(Beetle) X31'은 황금색 딱정벌레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53그램(g)의 가벼운 무게와 크기를 갖췄다. 휴대전화처럼 투명한 케이스를 씌울 수도 있다.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과 컴퓨터 부문 상을 받은 삼성전자의 포터블(휴대용) SSD T9와 T7 쉴드(Shield).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통상 반도체는 세트(완성품) 안에 장착되는 부품이기 때문에, 디자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PC나 모바일 외부에서 사용되는 외장형 반도체는 고객과 직접 만나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사용감, 무게 등이 중요한 요소다. 삼성전자는 SSD처럼 세트 밖 제품의 경우 TV나 모바일처럼 디자인하는 업무를 별도로 둘 정도다.

SSD 판매량이 늘면 누적됐던 낸드 재고의 해소도 기대할 수 있다. 통상 SSD가 고성능이거나, 쓰기 전용 제품일수록 더 많은 양의 낸드가 탑재된다. 동영상 편집이나 고화질 컨텐츠를 제작하려는 고객이 늘면서, SSD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클라이언트 SSD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조원에서 올해 15조원, 내년 19조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 적체가 해소되면 양사의 빠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오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51조 6306억원이며, SK하이닉스는 13조 4810억원의 재고자산을 보유했다.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하반기까지는 해소가 어려워 보인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재고)는 하반기 중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양사가 디자인 외에도 가격 등 다방면에서 마케팅을 늘려 적극 판매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에 메모리를 직접 공급할 수도 있지만, 메모리가 탑재된 제품을 판매해 재고를 해소할 수도 있다"며 "SSD 외에도 자사의 낸드·D램을 부착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 실적 반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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