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희로애락 가득한 공간 이야기"…'어쩌다 편의점' 저자 CU맨 유철현

김민성 기자 2024. 3.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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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편의점' 저자 유철현 BGF리테일 홍보팀 수석매니저
편의점에 얽힌 42개 진솔한 이야기, 재치있는 문체로 담아
"편의점 종사자들 자부심 가졌으면"…초판 수익 기부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어쩌다편의점' 저자 유철현 BGF리테일 수석매니저가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BGF리테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성 기자 = "당신에게 편의점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쩌다 편의점'의 저자 유철현 BGF리테일 홍보팀 수석매니저가 독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랫폼 중 하나가 바로 편의점이다.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5만5000여개 수준이다.

편의점의 하루 이용자는 약 1600만명, 업계 종사자는 약 30만명에 달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편의점에는 많은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

편의점을 주제로 업계 홍보담당자가 쓴 '어쩌다 편의점'은 편의점에 얽힌 42개의 진솔한 이야기를 재치있는 문체로 담았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사옥에서 만난 유 수석은 올해로 편의점 업계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다.

유 수석이 처음부터 기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홍보담당자였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10년 BGF리테일 영업본부로 처음 편의점 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영업 업무에서 쌓은 경험이 유 수석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유 수석은 "2010년 입사해 직영점장을 약 9개월 정도하고, '프랜차이즈의 꽃'이라고 하는 스토어 컨설턴트(SC)로 근무했다"며 "당시 본사와 점주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여기서 쌓인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편의점의 매력은 굉장히 다채롭고 변화가 빠른 트렌디한 공간이라는 점"이라며 "힘든 군생활이 나중엔 가장 기억에 남듯, 편의점 업무도 평소엔 너무 정신없이 바쁘고 하지만 나중에 돌아봤을 땐 더 재밌었다고 느끼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다양함이 매력이라는 유 수석의 말처럼 영업부 시절 그는 '러닝셔츠' 차림으로 카운터를 보던 점주, 미스터리 쇼퍼를 내쫓던 점주 등 다양한 편의점 가맹점주들을 경험했다.

그런 그와 인연이 닿았던 수많은 점주 중 가장 인상싶었던 인물은 바로 '탈북민 점주'였다.

그는 "책에 담진 못했지만, 탈북 이후 국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 실제 편의점을 창업한 점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해당 점포는 장사가 잘 됐고, 나중엔 탈북 브로커에게 줄 돈을 모아서 아들까지 탈북에 성공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어쩌다 편의점'엔 총 42개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유 수석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묻자 '바나나맛우유'에 얽힌 경험을 꼽았다.

유 수석에게 '바나나맛우유'는 애증의 존재다. 항상 편의점 매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스테디셀러인 동시에 세상을 떠난 친구가 생각나는 매개체기도 하다.

스무살에 세상을 떠난 유 수석의 친구는 바나나맛우유를 가장 좋아했다. 그 이유는 어릴적 집을 떠난 친구의 어머니가 "바나나맛우유 마시고 있으면 금방 돌아올게"라고 말한 기억이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유 수석은 "친구와 바나나우유에 얽힌 얘기가 유년 시절부터 굉장히 가슴에 남는 일이었기 때문에 가장 인상깊은 에피소드"라며 "가장 공을 많이 들이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편의점에 가서 바나나우유를 보면 그 친구 생각이 나서 친구가 떠난 뒤론 바나나우유를 잘 먹지 않게 됐다"고 씁쓸해 했다.

'어쩌다 편의점'의 저자 유철현 BGF리테일 수석매니저가 책을 들고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BGF리테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 책을 통해 편의점 업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들이 꿈과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 수석은 "편의점 본사 직원부터 점주, 아르바이트생들까지 거의 30만명 정도가 이 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그 분들이 이 책을 통해 편의점업에 조금 더 자부심을 갖고 꿈과 희망을 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의 초판 인쇄 수익을 난치병 아동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에 기부했다.

앞서 말한 대로 더 많은 사람이 꿈과 희망을 찾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유 수석은 "기부는 편의점 역할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해요"라며 "편의점은 물건을 팔고 수익을 내면서 실종 아동 찾기라든지, 치매 노인이나 발달장애인 분들의 보호소 역할도 담당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편의점이 수익성만 따지는 게 아니라 공익적인 역할을 하듯 이 책의 수익금 역시 조금 더 좋은 곳에 쓰고자 기부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 수석이 처음 투고했을 당시 이 책의 제목은 '여기 나와 당신의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는 편의점에 얽힌 이야기에서 사람들이 공감하고, 삶의 희노애락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랐다.

마지막으로 유 수석은 "편의점에는 숨겨진 얘기들과 매력들이 굉장히 많다"며 "책 마지막에 남겨놓은 것 처럼 '당신에게 편의점은 어떤 의미인가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m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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