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축구" "우승"은 허언이었나…'유효슈팅 0개' 폭망의 시작[뉴스속오늘]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재택근무' '미소천사' '해줘축구'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끝내 불명예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도 임기 첫날에는 한국 대표팀을 맡게 된 것에 대한 기대와 감사를 표했다. 누구도 3년 5개월의 동행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공격수 출신이라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1-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4-3으로 이기는 것을 선호한다"며 '공격 축구'를 향한 강한 소신을 밝혔다. 이어 "(감독직은) 배움의 자리기도 하다. 카타르 아시안컵까지 10달 정도 남았는데 빨리 배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개월 단기 목표로 아시안컵 우승을 이루겠다. 중장기적 목표로는 월드컵 4강을 삼겠다. 높지만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지도자 경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는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이 결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자신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3골을 넣으며 당시 독일(서독)의 우승을 이끌었고 1996년 독일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할 때도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반면 지도자로서의 평가는 좋지만은 않았다. 2004년 독일 대표팀을 맡아 200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3위를 기록했으나 대표팀 이후 맡았던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성적 부진으로 1년도 버티지 못하고 경질됐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었던 필립 람은 "클린스만의 전술 지시는 없었다. 선수들의 체력만 단련했을 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11년 7월부터는 미국 대표팀을 맡아 2013년 골드컵 우승, 2014년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등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지역 예산 초반 부진해 경질됐고 2019년 11월에는 헤르타 베를린(독일)을 맡았지만 77일 만에 스스로 그만뒀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A매치 경기 결과가 좋지 않자 비판이 이어졌다. 클린스만은 "지속해서 90분을 뛸 수 있는 공격진은 손흥민뿐"이라며 본인의 문제 대신 공격수들의 부진을 원인으로 돌리기도 했다. 한국 상주 약속과 달리 길어지는 외국 체류 기간과 U-23 대표팀과의 선수 차출 문제로 인한 갈등 등이 불거지면서 여론도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당시 부정 여론은 정점을 찍었다. 조별리그에서는 3-1로 승리했던 첫 경기 바레인전을 제외하면, 요르단전과 말레이시아전 모두 약팀을 상대로 고전하다가 가까스로 비겼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과 8강 호주전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추가시간 골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전, 승부차기 끝에 거둔 승리여서 경기력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결국 4강전 요르단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굴욕스러운 기록을 남기면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준 감독이 경기가 끝난 후 미소를 짓고 있어 국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사퇴 의사를 묻는 말에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던 중 요르단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선수 간 불화가 있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강인을 중심으로 한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기 위해 저녁 자리를 먼저 떠나자 캡틴인 손흥민이 이들에게 돌아올 것을 지시하면서 선수 간 몸싸움이 있었다는 것. 손흥민은 이 사건으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클린스만은 결국 선수단 관리 소홀과 아시안컵 부진 등을 이유로 지난달 15일 경질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이 약 29억원인데, 경질할 경우 70억원 안팎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리한 계약을 맺은 정몽규 축구협회장에 대해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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