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기업·저출산·코로나 ‘3중고’…사라지는 동네 문방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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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인근 몇 안 남은 동네문구점에는 사장만 덩그러니 홀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이날 무인 문구점에서 만난 대학생 양소민(21)씨는 "수업에 필요한 필기 용품을 사러 온 김에 간식, 캐릭터 파우치까지 저렴해서 같이 구매했다"며 "편의점이나 옛날 문방구보다 인기 캐릭터 상품이 많고 상주하는 직원이 없어서 오랫동안 편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자주 오는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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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 수 줄어들자 매출 80% 감소”
코로나 이후 준비물도 온라인 구매
젊은층 겨냥해 ‘무인 문구점’ 탈바꿈
지난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초등학교 인근 몇 안 남은 동네문구점에는 사장만 덩그러니 홀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선반에 놓인 수학 문제집, 공책, 축구공에는 먼지가 가득했다. 이곳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새 학기를 맞아 학부모와 초등학생들로 붐볐지만, 지금은 적막만 흐른다. 이곳에서 약 20년 문방구를 운영해 온 A씨는 “초등학교 한 반에만 40여명이 있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면 매출이 약 80% 정도 줄었다”며 “학생 수도 줄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후로는 다들 온라인에서 필요한 걸 구매하는 추세”라고 했다.
수십 년 동안 학교 앞을 지켜왔던 문구점들이 사라지고 있다. 빈자리는 편의점과 카페, 무인가게 등이 꿰찼다.
문방구는 과거 등하굣길 학생들이 ‘참새 방앗간’ 마냥 들리던 공간이다.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 구매부터 불량식품을 사 먹기도 하고, 오락기까지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매년 수백개의 문구점이 사라지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문구유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만620개였던 전국 문구점은 지난해 무인 문구점을 제외하고 약 8000개까지 줄었다.
문방구 폐업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주원인으로는 저출산이 꼽힌다. 주소비층인 아이들이 저출산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청소년정책분석평가센터는 올해 전국 초등학교 학령인구를 247만3687명으로 예상했다. 20년 만에 39.9% 줄었다. 5년 뒤인 2029년에는 올해보다 25.97% 감소한 183만1251명에 그칠 전망이다.
다이소와 같은 오프라인 대형 생활용품점 늘었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 확산도 문구점에는 직격탄이었다. 다이소는 문구류, 생활용품 등을 1000~2000원대로 판매한다. 지난해 기준 전국 매장이 1500개를 넘어선다. 지난 2022년 일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2㎞ 이내 다이소 매장이 6개까지 늘자 문구점 6곳이 폐업할 정도로 큰 영향을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아이들이 가게에 오면 학용품을 사지 않더라도 장난감이라도 구매했는데 지금은 동네 문구점을 잘 찾지 않는다”며 “쿠팡 등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한 탓도 크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대거 전환한 탓도 있다. 당시 수업 준비물은 필기 용품이나 공책 대신 태블릿 PC·노트북 등으로 대체됐다.
일부 문구점들은 무인가게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기존 문구류부터 포켓몬, 헬로키티, 짱구 등 인기 캐릭터 상품과 학창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소위 불량식품 등을 통해 20대와 30대 등 젊은 연령층을 겨냥하고 있다.
이날 무인 문구점에서 만난 대학생 양소민(21)씨는 “수업에 필요한 필기 용품을 사러 온 김에 간식, 캐릭터 파우치까지 저렴해서 같이 구매했다”며 “편의점이나 옛날 문방구보다 인기 캐릭터 상품이 많고 상주하는 직원이 없어서 오랫동안 편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자주 오는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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