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못하는데 친환경?"…카페서 실종된 종이빨대 진실은
환경부가 지난해 예고도 없이 플라스틱 빨대 규제를 전격 연기하면서 종이빨대 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했다. 본지의 보도로 충남 서산의 종이빨대 제조기업 '누리다온'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본지 보도 이후 충남도, 서울시 등 지자체들이 종이빨대 사용 확산에 발벗고 나서면서 누리다온은 다행히 폐업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종이빨대 기사의 댓글에는 '종이빨대가 친환경적이냐', '종이빨대는 냄새가 고약하다' 등 종이빨대에 대한 불안이 적지 않다. 사실일까. 일부는 사실이지만 과장된 부분도 있다.
▶종이빨대는 재활용 못하나.
재활용은 못 한다. 환경부의 지침이다. 환경부는 종이빨대를 종이로 분리배출하지 말고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라고 안내한다. 빨대에 묻은 음료와 오염물질 때문에 분리배출해도, 결과적으로 재활용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종이빨대가 친환경적인 것은 '분해' 때문이다. 일반쓰레기는 매립된다. 플라스틱 빨대는 분해되는 데 수백년이 걸린다. 토양 오염,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된다. 종이빨대는 무리 없이 분해된다. 비료로 쓸 수도 있다. 한솔제지, 무림 등 종이빨대의 원지를 만드는 회사들은 생분해 인증을 받는다.
▶PE 코팅 때문에 생분해되지 않는 것 아닌가.
PE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에틸렌을 말한다. 종이빨대를 음료에 담가도 눅눅해지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PE코팅을 한 종이빨대는 땅에서 긴 시간 분해되지 않는다. 이는 일부 언론과 방송에 보도돼 종이빨대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매년 전국에 유통되는 종이빨대를 수거해 유해물질 검사를 한다. 국내에 PE코팅을 한 종이빨대는 없다.
국내 제조사들은 친환경 아크릴레이트 코팅을 하거나 코팅을 아예 하지 않는다. 환경부의 규제 연기로 기업 청산 절차까지 밟던 충남 서산의 누리다온은 순수 접착식으로 빨대를 만든다. 계란 흰자와 미역 등으로 식용 접착제를 직접 개발해 제조한다. 한국화학연구원 등은 눅눅해지지 않는 생분해 종이빨대를 개발하는 등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다.
▶특유의 비린내는 왜 나나.
한때 스타벅스가 종이빨대에서 휘발유 냄새가 나 전량을 회수한 적이 있다. 코팅액의 배합 비율을 잘못 조정한 데 따른 것이었다. 종이빨대 특유의 비린내라 하면 휴지심 냄새, 신문지 냄새를 말한다. 종이 세척이 덜 돼서 나는 냄새다. 리그닌, 이른바 송진 냄새로, 세척을 덜한 갈색 빨대에서는 나고 흰색 빨대는 맡기 쉽지 않다. 휴지심도 회색은 특유의 냄새가 있고, 흰색은 잘 나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세척의 차이라 냄새가 덜 나는 흰색 종이빨대는 갈색 빨대보다 가격이 비싸다.
▶종이 생산을 위해 나무를 벨테니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 아닌가.
일부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종이 생산을 위해 산림을 무분별 벌목한다는 의혹이 있다. 이는 불법이고, 원칙적으로 종이빨대의 원료인 펄프는 인조림에서 생산해야 한다. 펄프를 국제적으로 유통하려면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받아야 한다. 종이 생산이 환경적으로 적절하고 사회적으로 유익하다는 점을 공인하기 위해 1994년부터 운영된 인증이다. 인증단은 별도의 인조림을 조성했는지, 나무를 벌목한 자리에 나무를 새로 심는지 등을 검증한다. 기준이 까다로워 전세계에 인증사가 소수이고 국내 인증사는 무림밖에 없다. 인조림은 종이 생산을 위해 추가로 조성한 숲으로 이산화탄소 흡수 등에 기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UN은 올해 말까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공동 목표 하에 플라스틱의 생산·소비부터 폐기물 처리까지 전 주기를 의무사항 이행과 모니터링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다루는 구속력 있는 국제 협약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2022년 처음 채택돼 올해까지 총 다섯 차례 정부간협상위원회(INC)를 열어 성안하기로 예정돼 있다. 이 중 마지막 5차 협상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예정돼 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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