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화약고... 고지 넘어 진격하는 'K 방산주'

김창현 기자 2024. 3.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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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주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방산주들이 연이어 전고점을 갈아치우며 강한 랠리를 펼친다. 세계 곳곳에서 긴장이 격화하고 있는 만큼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꼽았다.

8일 증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만원에 보합 마감했다. LIG넥스원은 전 거래일 대비 5700원(3.21%) 오른 18만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1%가량 올랐고, LIG넥스원도 40% 올랐다. LIG넥스원은 이날 장중 18만6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전날 장중 21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방산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지난해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새로운 전쟁이 발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대국 간 긴장도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 미국 육군은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과의 대규모 전투에 집중하고자 전력구조 개편에 나섰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방산주에 불을 붙였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20년 국회의사당 난입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국에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만큼 유럽 국가들이 군사 지출을 현재 수준보다 늘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수출기업에 지원하는 법정자본금 한도를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는 한국수출입은행법(수은법) 개정안도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방산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여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은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맺은 1차 방산 수출 계약에서 자기자본의 40%에 달하는 6조원을 융자해 금융지원 한도 대부분을 채워 방산업체는 꾸준히 증액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이 군사 지출을 자동으로 늘려야 하는 지금 현시점에서 무기를 수출할 여력이 있는 국가는 한국 정도밖에 없다"며 "수은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만큼 K9 자주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유도무기체계를 생산하는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기업 수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깜짝실적을 달성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도 수주 풍년이 예고된 만큼 외형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2895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를 상회했다. 올해 폴란드를 대상으로 K9과 천무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난해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연간 20% 이상 매출액 성장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상 방산의 경우 글로벌 전쟁이 장기화하며 중장기적으로 탄과 장약 수요는 늘 것"이라며 "항공우주 부문은 3월 발표 예정인 9505억원 규모의 차세대발사체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IG넥스원도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2022년 대비 60%가량 증가한 19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유도무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택이다. LIG넥스원은 2022년 UAE에 중거리 지대공 무기인 천궁-II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도 10개 포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역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도 거세지고 있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요는 앞으로도 늘 것으로 보인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무기체계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을 대상으로 한 비궁 수출 성능 평가 역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화천에서 K9자주포 사격훈련 중인 2포병여단. /사진=뉴스1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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