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선은 '트럼프 선거'"…8개월 대장정 관전 포인트는?[美대선인터뷰①]
"비경쟁적 경선, 유권자 관심 저조…美민주 공격적 캠페인 필요"
'중도하차' 헤일리 거취 주목…"트럼프 캠프, 헤일리 지지층 걱정해야"
"'고령 논란' 바이든에만 타격 아냐…트럼프도 부메랑 맞는다"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공수를 교대해 정면승부를 치른다. 두 후보 모두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한 가운데, 워싱턴 정치 전문가를 통해 향후 8개월간의 대선 관전 포인트를 들어봤다.
"'놀라움' 없었던 슈퍼 화요일…유권자 관심 저조, 민주·공화에 모두 문제"
워싱턴 정가에서 20여 년 활동한 폴 공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올해 '슈퍼 화요일' 경선을 이같이 평가했다. 각 당에서 30% 이상의 대의원을 배분하는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이변 없는 승리를 거뒀다.
공 연구원은 "(승리하지 못한 지역으로) 바이든 대통령 쪽에는 사모아,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는 버몬트가 있었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 아니었다"라며 "경쟁적이지 않은 경선이었고, 그래서 유권자 쪽에서 관심을 많이 갖지 않았다. (민주당과 공화당) 두 당 모두에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15개 주에서 모두 이겼지만,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무명의 제이슨 팔머 후보에게 밀려 6명의 대의원을 3명씩 나눠 가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버몬트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게 약 5%p 차이로 패했다.
슈퍼 화요일은 각 당에는 본선 투표 전 예행연습, 유권자들에게는 투표 독려라는 의미가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화제성 있는 인물을 상대해야 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별다른 특색이 없었던 '슈퍼 화요일'에 아쉬움이 남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상의 '트럼프 대선'…美민주, 공격적 캠페인 필요
그러면서도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기간 많은 일을 했지만 '노잼'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라고 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시 치르는 트럼프 대선' 구도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 연구원은 다만 "이제는 전국민적인 메시지는 통하지 않는다"라며 "흑인·히스패닉·아시안·여성 등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 청년표 등을 향해 개별적인 메시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전 국민에 '히틀러를 뽑겠는가'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안 통한다"라고 했다.
여성 유권자를 겨냥한 '임신중절' 의제처럼 각 지지층을 세부적으로 공략할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아울러 가자 지구 전쟁을 거론, "경합주 중 한 곳이 미시간인데, 그곳에서는 아랍계의 표가 중요하다"라며 아랍계 표심 문제를 민주당의 당면 해결 과제로 꼽았다.
'중도하차' 헤일리 거취 주목…"트럼프 러닝메이트 되면 '서프라이즈'"
이와 관련, 공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한다면 "진짜 충격"이 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구나'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여태까지의 이변 없는 흐름을 벗어나 진정한 '서프라이즈'가 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헤일리 전 대사는 '충성도 테스트'에 실패한 사람"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내각 사람, 자신이 국제 무대로 발탁한 사람이 감히 도전한 것이다. 그것으로 충성도 테스트는 '꽝'"이라고 실제 지명 가능성은 일축했다.
공 연구원은 "이제 바이든 캠프가 그(헤일리)의 표를 끌어오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슈퍼 화요일 출구조사 중 노스캐롤라이나나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라는 의사를 밝힌 헤일리 지지자가 많다. 트럼프 캠프가 걱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좌충우돌 트럼프, 부통령 후보 기준은 '사고 안 칠 사람'?
통상 부통령 후보는 대통령 후보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을 주로 고려한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이유 역시 고령·백인·남성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보완하고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평가됐다.
공 연구원은 이런 기준에서 "2016년의 마이크 펜스는 거의 완벽한 (부통령) 후보였다"라며 "말실수도 안 하는 사람이고, 주지사도 지냈다"라고 했다. 아울러 "공화당 후보로서 필요로 하는 복음주의적(evangelical) 인물의 대표 주자였다"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펜스 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결별한 상황이다. 공 연구원은 이에 대변인 출신으로 언론 대응 경험이 있는 여성 정치인인 세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와 독실한 기독교인 흑인 남성 팀 스콧 상원의원을 유력 후보로 꼽았다.
바이든 둘러싼 '고령 논란'…"트럼프도 부메랑 맞는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건 승자는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식이 있는 내년 1월에는 각각 82세, 78세인데, 이는 69세로 임기를 시작해 77세에 퇴임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보다 고령이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이미 '고령'의 이미지가 항시 따라붙는 고질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그가 전용기에 오르다가 넘어지거나 말실수를 하면 그 즉시 언론에 보도되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그의 대통령 직무 수행 적합성에 관한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고령 논란'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만 타격이 될까. 공 연구원은 "지금은 나이 문제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타격이 된다. 그는 '풀 타임' 언론 취재 대상이기 때문"이라면서도 고령을 소재로 한 공격은 장기적으로 트럼프 진영에도 득이 되지 않으리라고 봤다.
공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24시간 따라다니는 백악관 취재진이 있다. 이는 '풀 타임 취재진'이 없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적"이라면서도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식) 후보가 되고, 언론은 그에게 1~2명, 혹은 그 이상의 기자를 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후) 유세 과정에서 (고령을 상기시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실수도 점점 더 보도될 것"이라며 "트럼프 측도 바이든 대통령을 '나이'로 공격한다면 부메랑이 되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그의 모든 실수를 '30초 광고'로 제작할 수 있다"라고 했다.
미국 출생의 공 연구원은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의 상원의원 시절 정책실장, 리처드 루거 전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정무보좌관 등을 지낸 정책통이다. 경합주인 미시간을 비롯한 주요 주에서 7차례가 넘게 상하원·주의회 선거 캠프를 직접 뛰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한국을 찾아 여야 보좌진 등을 상대로 미국 정치 상황을 강연, '워싱턴 정치 일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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