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음은 '전기 공장'? [PADO]
[편집자주] 전기차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시절, '수소차 vs 전기차' 논쟁을 기억하십니까? 보다 정확히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리튬이온 등) 중 미래차의 동력 수단으로 무엇이 더 적실한가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수소는 육상 교통 뿐만 아니라 해상, 항공, 심지어 난방이나 산업용 열 생산 등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화석연료 기반의 '탄소경제'를 대체하는 '수소경제'를 만들어야 하며 수소차가 그 선봉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죠. 몇 년이 지난 지금, 수소연료전지는 승용차 시장에서 거의 잊힌 존재가 됐습니다. 탄소경제를 완전히 대체한다는 비전이 갖는 매력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에서 여전히 '수소경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현은 아직까지 요원합니다. 수소를 사용할 수 있는 부문이 다양한 건 사실이지만 각각의 부문에서 수소보다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대안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 소개하는 이코노미스트의 2024년 2월 15일 기사가 보여주듯, 과거에는 전기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중화학 제조업에서도 기술 혁신으로 이제는 꽤 현실적으로 보이는 전기화 대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수소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눈에 띠는 기술 혁신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탄소배출 관련 각종 규제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유럽연합은 수입품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에 대해서도 규제를 가할 예정이며, 유럽연합에 중화학 제조업 상품을 주로 수출하는 한국은 이러한 규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됩니다. 히트펌프부터 전기로를 사용한 제철까지, 여기서 소개하는 다양한 공장 전기화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까닭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바스프(BASF)는 분자를 다루는 기업이다. 90여 개국에서 영업하는 세계 최대의 화학 기업으로 많은 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바스프에서 생산하는 화학 제품의 분자에 탄소 원자가 포함돼 있는 경우(실제로 많은 분자가 탄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탄소 원자는 놀라울 정도로 용도가 다양한 자원이다) 이런 탄소 원자는 보통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제조 과정에 고온이 필요한 경우가 잦은데 그 고온은 화석연료를 태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최근까지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위치한 바스프의 대규모 공장은 독일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의 4%를 사용했다.
이런 규모의 공장에서는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분자의 수를 크게 줄이기란 어렵다는 게 통념이다. 탈탄소화를 위해서는 그 대신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로 이러한 분자들을 모아 지하에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념에 따르면 천연가스 분자를 태워 열을 발생시키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수소 분자를 태우는 것이 친환경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분자 또한 에너지 집약적인 공정으로 생산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의 탈탄소화는 전기화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는 마틴 브루더뮐러 바스프 회장의 선언은 많은 사람들에게 궤변처럼 들린다.
전기는 집과 전구, 그리고 어쩌면 자동차를 굴리는 데는 쓸 수 있을지 몰라도 엄청난 양의 화석 연료를 태우는 중공업에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하는 이가 브루더뮐러 혼자만은 아니다.
바스프는 사우디의 화학 기업 사빅(SABIC)과 유럽의 엔지니어링 기업 린데(Linde)를 포함한 컨소시엄에 합류해 자사의 주력 사업인 화학 공업에 충분한 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전기로를 개발했다.
최근 제조업에서 전기화로 전환한 기업은 이들만이 아니다. 2024년 2월 8일 거대 광산 기업 리오틴토(Rio Tinto)와 BHP는 호주 최초의 철광석 전기 제련소의 공동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또다른 거대 광산 기업 포르테스큐(Fortescue)는 전기 굴삭기와 광산용 전기 트럭을 도입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로카 그룹(Roca Group)은 최근 최초의 세라믹용 전기 터널 가마를 공개했다.
이러한 혁신은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많은 경우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접근 방식보다 더 빠르고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계속)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subin.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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