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충분했다..‘전체 1순위’ 모니악, 올해는 제대로 날아오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4. 3.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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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제대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모니악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LA 에인절스는 오프시즌 뼈아픈 이별을 경험했다.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 된 오타니 쇼헤이가 FA 자격을 얻어 지역 라이벌인 LA 다저스로 이적한 것. 빅리그 커리어 초반 부상과 부진을 겪었지만 자신의 성적이 오르자 에인절스 팀 전력을 공공연히 비난하던 오타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에인절스를 떠났다.

오타니의 이적은 에인절스 입장에서 뼈아픈 전력 손실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다. 그동안 오타니가 차지하고 있던 지명타자 자리가 비었고 더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게됐다. 마이크 트라웃의 파트너가 되기 위한 젊은 선수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1998년생 외야수 미키 모니악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반전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다진 모니악은 오타니가 빠진 타선에서 올시즌 더욱 중용될 전망이다.

모니악은 원래 최고의 기대주였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됐다. 2017시즌을 앞두고 유망주 순위 TOP 20에 이름을 올렸고 향후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특급 스타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웠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고 매 시즌이 실망의 반복이었다. 전체 1순위 지명자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성장이 더뎠다. 같은 해 지명된 윌 스미스(LAD), 브라이언 레이놀즈(PIT), 피트 알론소(NYM), 보 비셋(TOR) 등이 스타로 거듭나는 동안에도 모니악은 실망 뿐이었다.

2019시즌까지 더블A에 머문 모니악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이너리그 시즌이 취소된 덕분에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뤘다. 하지만 8경기에서 단타 3개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2021시즌에도 빅리그 21경기에 출전했지만 .091/.167/.182 1홈런 3타점의 처참한 성적을 보였다. 부진은 2022시즌에도 이어졌고 결국 기다림에 지친 필라델피아는 2022년 여름 노아 신더가드와 트레이드로 모니악을 에인절스로 보냈다.

모니악은 지난해 달라졌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모니악은 5월에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고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5월 14경기에서 .327/.340/.694 4홈런 7타점을 몰아친 모니악은 6월에도 17경기에서 .310/.355/.638 4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7월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진 모니악은 7월 23경기에서도 .309/.343/.457 3홈런 1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모니악이 5-7월 54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313/.346/.567 11홈런 35타점 4도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의 명성에 걸맞는 엄청난 활약이었다. 비록 8월부터 페이스가 하락했고 9월에는 부상도 겪었지만 모니악은 지난시즌을 85경기 .280/.307/.495 14홈런 45타점 6도루의 준수한 성적으로 마쳤다.

데뷔 4시즌만에 처음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낸 모니악은 올시즌 에인절스 외야의 한 자리를 맡을 전망이다. 주전 우익수가 유력한 상황. 자신의 자리가 있는 상태로 시즌을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다.

물론 보완할 점은 있다. 바로 지난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었던 볼넷과 삼진 비율이다. 모니악은 지난해 323타석을 소화하며 삼진 113개를 당했고 볼넷은 단 9개를 골라냈다. 35%의 삼진율과 2.8%의 볼넷율 모두 리그 평균(삼진율 22.1%, 볼넷율 8.4%)과 비교해 매우 나쁜 수치다. 타석에서의 참을성과 선구안은 공격적인 타격을 했다는 '포장'도 민망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좌완에 대한 약점. 모니악은 지난해 우완을 상대로 OPS 0.866을 기록했지만 좌완을 상대로는 OPS 0.548에 그쳤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플래툰 이상의 역할을 해내기 힘들다. 좌완을 상대로도 어느 정도의 생산성은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모니악과 에인절스 역시 이를 알고 있다. MLB.com에 따르면 모니악은 "강하고 공격적으로 쳐야하지만 동시에 올바른 공을 쳐야 한다. 볼넷을 위해 공을 고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꾸준히 쳐야 하는 공만 칠 수 있어야 한다"고 타석에서 참을성을 기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에인절스 론 워싱턴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모니악이 좌완을 많이 상대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모니악은 3월 8일(한국시간)까지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전해 .318/.385/.591 1홈런 3타점, 3볼넷 5삼진을 기록했다. 물론 시범경기 통산 OPS가 1.106일 정도로 매년 시범경기에서는 맹타를 휘두르는 모니악인 만큼 시범경기 활약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입지가 달라진 상황에서도 좋은 타격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부침을 겪은 시간이 길었지만 고교 신인이었던 모니악은 아직 25세로 젊다. 이제부터 커리어를 쌓기 시작해도 충분하다. 과연 모니악이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 1순위 지명자' 면모에 걸맞는 스타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미키 모니악)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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