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8억' 사고뭉치, 친정 상대 쇼케이스…"바우어 언급 하지마라" 목소리 높인 사령탑, 심기 불편한 LAD

박승환 기자 2024. 3. 9.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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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시절의 트레버 바우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언급 하지 말아달라"

LA 타임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트레버 바우어가 일본 트라이아웃팀 아시아 브리즈 소속으로 LA 다저스 마이너리거를 상대로 등판한다"고 전했다. 일본과 미국 복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바우어는 오는 10일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바우어는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바우어는 애리조나에서 빅리그 무대를 밟은 후 201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現 가디언스)로 이적, 2019년 다시 한번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 레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2020년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바우어는 코로나19로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 11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압권의 성적을 남겼다. 당시 바우어는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마크했고, 그해 사이영상까지 품에 안았다. 이런 화려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바우어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48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바우어는 다저스와 잭팟 계약을 맺은 뒤 17경기에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승승장구를 이어갔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성폭행 의혹이 휩싸인 것. 바우어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유죄' 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성폭행에 대해서는 징계를 부과할 수 있었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에게 무려 2시즌에 해당되는 324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LA 다저스 시절의 트레버 바우어./게티이미지코리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트레버 바우어./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바우어는 억울함을 호소,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맞서 싸운 결과 징계를 194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가 문제였다. 다저스가 바우어를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게다가 다저스를 제외한 나머지 29개 구단 또한 그 누구도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를 희망했던 바우어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유니폼을 입었다.

두 시즌의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사이영상' 수상자는 달라도 달랐다. 바우어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늦게 출발했고 일찍 마쳤으나, 19경기에 등판해 130⅔이닝을 소화,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매우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이후 요코하마 DeNA를 비롯한 일본 복수 구단은 바우어를 영입하기 위해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바우어의 선택은 메이저리그 복귀였다.

특히 바우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최저 연봉(74만 달러)도 괜찮다며 셀프 홍보에 나설 정도로 빅리그 복귀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어떠한 메이저리그 구단도 바우어에게 영입 의사를 전하지 않은 모양새. 결국 바우어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 빅리그 스카우들의 눈에 띌 수 있게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를 가질 수 있는 아시아 브리즈에 몸담게 됐다.

따라서 바우어는 오는 10일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다저스 마이너리거들과 맞대결을 갖는다. 이에 다저스 프런트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자신들의 손으로 내친 바우어가 메이저리그 복귀를 어필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모양새가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LA 타임스'는 "다저스 구단은 바우어의 등판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LA 다저스 시절의 트레버 바우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게티이미지코리아

분명 불편한 상황이지만, 다저스는 바우어의 등판을 막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리고 바우어가 등판하는 아시아 브리즈와 경기에 일절 관여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LA 타임스는 "다저스는 바우어의 계획된 출전을 취소하거나, 방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바우어가 다저스 마이너리거들을 상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사령탑 또한 구단과 같은 반응이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바우어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아 달라. 할 말이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일단 바우어는 현재 뒤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 구단들 또한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력 구성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예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바우어가 일본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바우어가 다저스 마이너리거들과 맞대결을 바탕으로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 최저 연봉도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지금까지 계약을 맺지 못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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