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PICK!] 이름도 생소한 ‘길랑바레 증후군’…예방접종 부작용?
치료법 없어…합병증 예방과 장기적 기능 회복에 초점
최근 독일에서 29개월에 걸쳐 총 217번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62세 남성의 사례가 학계에 보고돼 주목받고 있다. 다행히 해당 남성은 어떠한 부작용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드문 경우이기는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심장근육의 염증이나, 혈전(피떡) 길랑바레 증후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염증이나 혈전은 흔히 들어봤지만, 길랑바레 증후군은 낯선 이름이다. 인구 10만명당 0.8~1.8명가량 발생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어떤 질환일까.
◆길랑바레 증후군이란?=길랑바레 증후군은 마비증상과 근육쇠약이 나타나며 말초신경과 뇌신경에 광범위한 기능이상이 발생하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염증성 질환이다. 30~40대 젊은 층에게 주로 발병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도 드물게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는 마비증상이 나타나기 1~3주 전부터 경미한 호흡기계·소화기계 감염 증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며칠 간 증상이 지속되다 가라앉은 후 수일~수주 사이에 팔다리가 마비되는 신경염증 증상이 나타난다.
길랑바레 증후군이란 이름은 1916년 해당 질환을 처음 보고한 프랑스 신경학자 G. 길랑과 장 바레에서 따왔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대개 수일에서 길게는 4주에 걸쳐 악화하다가 저절로 천천히 호전되거나 정상으로 돌아온다. 치료를 받게 되면 보다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
김영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길랑바레 증후군은 대개 10~14일 사이에 전체 운동마비가 일어나고, 몸체와 하지의 근육쇠약이 아주 심해 양쪽 하지의 이완성 마비와 호흡근의 쇠약 상태를 일으키는 질환”이라며 “뇌신경까지 침범할 경우 저작‧연하‧언어장애가 나타나고 심할 경우 눈도 감을 수 없게 되며 등과 종아리에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위치감각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팔다리 힘 빠지고 따끔거리는 감각 증상 나타나=길랑바레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등 선행 요인 이후 발생하는 자가면역반응에 따른 말초신경병이란 설이 유력하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질환이 나타나기 전 감기나 설사 같은 감염 증상이 나타나고, 이러한 감염이 병을 일으키는 유발 인자로 알려져 있다. 발병 전 나타나는 증상은 열‧피로‧인후통‧상기도감염 등이 꼽힌다. 드물게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이나 백신접종 이후 나타나기도 한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보통 갑작스럽게 팔과 다리에서 힘이 빠지고 따끔거리는 느낌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안면마비나 심한 운동장애도 발생할 수 있다. 하반신의 이상감각증이 나타난 후부터 근육쇠약이 시작돼 며칠 내에 몸체를 거쳐 팔‧얼굴‧뇌조직에도 진행된다.
◆대처법은?=길랑바레 증후군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주로 ▲진행 억제 ▲증상 완화 ▲합병증 예방 ▲장기적인 기능 회복을 위해 통증관리와 재활, 물리치료 등을 진행한다.
다만 급성기 동안 호흡의 유지가 필요하고 일부에서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고용량의 면역글로불린이나 혈장교환술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예방법 역시 없다. 다만 식중독균으로 마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음식은 충분히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다. 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발병 후 2~4주 이내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효과가 불명확하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도 교수는 “길랑바레 증후군은 어떤 시점에 가면 일단 멈추고 증상이 개선되면서 대개 몇 주 동안 지속되는데, 회복 속도는 다양하고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경감되지만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일이 좀 필요하다”며 “마비 상태의 회복은 비교적 좋지만 일부에서는 근 쇠약과 근 위축, 신경통과 같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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