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부와 최대 주주의 ‘증시 밸류업’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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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제너럴 일렉트릭(GE)을 20년간 이끌며 '세기의 경영자'로 불렸던 잭 웰치는 성과 비결을 묻는 말에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직원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업과 조직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조직원의 헌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정부는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날, 증시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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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제너럴 일렉트릭(GE)을 20년간 이끌며 ‘세기의 경영자’로 불렸던 잭 웰치는 성과 비결을 묻는 말에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직원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업과 조직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으면 조직원의 헌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사장이 “다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아무리 말해도 조직원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정부와 대상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업의 주가가 지금보다 오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정부나 자산 증식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는 주가 상승을 반길 것이다. 그러나 주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 주주는 주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다. 주가가 오르면 나중에 내야 할 상속·증여세가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별세했을 때 상속세가 얼마가 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상장사의 상속·증여세는 상속·증여가 이뤄진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주가의 평균에 따라 결정된다.
2020년 11월 중순 이 선대회장이 남긴 상장사 지분 가치는 약 20조원에 달했다. 그중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약 16조 5000억원으로 가장 컸는데, 삼성전자 주가가 100원 오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가 약 145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6만6300원이었는데, 평균 주가가 당시 주가의 1.5%(1000원)만 올라도 세금을 1450억원 더 내는 것이다.
최대 주주가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면 엄하게 처벌받지만, 주가가 잘 오르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회사의 좋은 내용을 알리지 않거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는 식이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날, 증시는 하락했다. 상속·증여세 개편 등 핵심 내용이 빠지면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 개편은 기업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어 정부가 주가 부양 수단으로 발표하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야당의 ‘부자 감세’란 공격도 예상된다.
그러나 세금을 많이 걷으려는 정부, 주가가 오르길 원하는 개인 투자자, 안정적인 경영권을 원하는 최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방안은 있을 것이다. 상속·증여세 대상자는 소수라 많은 국민이 개정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사회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세금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되고 기업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은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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