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우당탕탕 왁자지껄 와하하하! 말 안해도 네 마음을 알 수 있어

홀짝홀짝 호로록
손소영 글·그림 | 창비 | 52쪽 | 1만5000원
뒤뚱뒤뚱 두리번두리번, 아기 오리 배에선 꼬로록 소리가 난다. 긴 털이 눈을 덮은 개 한 마리도 배가 고파 쓰레기통을 뒤적이느라 꼬질꼬질해졌다. 둘이서 빼꼼히 들여다본 어느 집 안, 보들보들 카펫 위에 늘어져라 낮잠 자던 범무늬 고양이 한 마리가 끔뻑끔뻑 눈을 뜬다.
할짝할짝 그릇의 우유를 먹는 고양이 곁으로 머뭇머뭇 개와 오리가 다가온다. ‘아니, 이것들이!’ 고양이가 버럭 화를 내는데, 그만 ‘뽕’! 방귀를 뀌어버린다. 부끄러워 온 몸이 빨개진 고양이 곁으로 살금살금 개와 오리가 다가온다. ‘빵!’ ‘뿡!’ 한꺼번에 와하하하 웃음이 터진다. 자, 이제 왁자지껄 우당탕탕 함께 놀 시간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 나눈다면, 생김새나 덩치 따위 조금씩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한글의 조형성을 활용한 타이포그래피가 기발하다. 대화 한 줄 없이 58가지 의성어와 의태어만 썼는데도 동물들 감정이 느껴지고 소리가 귀에 들려오는 것 같다. 속닥속닥 속삭임은 점선,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실선. 빗물 고인 웅덩이에 뛰어드는 첨벙 소리는 사방으로 튀는 물처럼 찰방찰방 물결친다.


저자는 고교 영어교사로 일하다 아이들 마음을 더 잘 알고 싶어 그림책 작가가 됐다. 그는 “책을 읽는 모두가 신나게 놀고 따뜻하게 잠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지었다”고 했다. 말썽부리다 잠시 집 밖으로 쫓겨났던 동물들이 타닥타닥 벽난로 앞에서 함께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는 결말에 이르면 읽는 사람 마음도 따뜻해진다.
지난해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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