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엄마 아빠 찬스… 특권은 능력이 될 수 없어

백수진 기자 2024. 3. 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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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천장

샘 프리드먼·대니얼 로리슨 지음|홍지영 옮김|사계절|472쪽|2만6000원

2014년 영국 정부는 고용 조사에서 처음으로 ‘계급 태생’에 대한 질문을 도입했다. 14세였을 때, 부모의 직업을 묻는 문항이었다. 사회학자인 저자들이 10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특권층 출신이 엘리트 직종에 종사할 확률은 노동 계급 출신보다 6.5배 높았다.

여기까진 예상 가능한 결과지만, 이들은 한 발짝 더 나아간다. 같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졸업생이라도 특권층 출신은 다른 계급 출신보다 연간 약 5000파운드(약 850만원) 더 높은 소득을 올렸다. 심지어 대학 성적이 낮은 특권층 출신이 성적이 좋은 노동 계급 출신보다 상위 직종 일자리를 얻을 확률이 높았다.

노동 계급 출신이 피나는 ‘노력’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었다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경제적 완충 역할을 하는 ‘엄마 아빠 은행’이나 문화 자본 같은 특권이 ‘능력’으로 포장되며 직장에서도 계급 천장을 형성한다. 모두가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있지만 실체를 알 수 없었던 진실을 잔인하게 까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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