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톡] “소상공인 위한 정치인 될 것”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그 말
요즘 소상공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합니다. 고금리·고물가 탓에 대출 잔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고, 여기저기서 폐업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이들을 ‘멘붕’으로 몰아넣었는데요. 중대재해법은 산업 현장에서 사망 사고 등이 발생하면 사업주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는 법입니다. 동네 식당, 찜질방까지 적용받게 됐지만 소상공인들은 이에 대비할 비용도 없고, 어떻게 뭘 대비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지경이어서 답답한 상황입니다. 법안은 이미 시행됐지만, 소상공인들은 “총선 이후에라도 유예법 처리를 검토해 달라”고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임기를 6개월 정도 남겨두고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알아보니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지난 6일 ‘플랫폼 독과점 및 불공정 행위 규제 촉구’ 기자회견을 연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고, 7일부터 출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 회장은 국회의원이 되어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표하겠다고 합니다. 근데 최근 그의 행적을 보면 과연 소공연 회장으로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는지, 비례대표 신청이 소상공인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라는 게 진심인지 의문이 듭니다. 올 들어 소상공인들과 중소기업인 수천 명은 수차례 집회를 열어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를 촉구했습니다. 근데 오 회장은 이런 결의대회에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공연 차원에서 해당 집회에 참여하는 17개 단체 중 하나로 단체 이름만 올리는 등 소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러더니 소상공인을 대변하겠다며 정치권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것도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산업재해법의 적용을 2년 유예하자는 법안을 반대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가 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절박한 소상공인 목소리를 외면하는 이가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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