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승진… 첫날 ‘위기극복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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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사진)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 취임 건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을 개편했을 때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라며 "7, 8개의 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의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원 포인트 인사로라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 각 10.0%씩의 승계 여부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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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첫 적자 등 주력사 실적부진
CEO회의, 축하보다 향후전략 초점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 총수 유지
정 회장은 이날 오전 회장 승진 발표와 함께 신세계그룹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회장 승진을 축하하는 분위기보다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찾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 취임 건은 지난해 11월 경영전략실을 개편했을 때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라며 “7, 8개의 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논의하다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원 포인트 인사로라도 내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 계열사 CEO의 40%를 변경하는 큰 폭의 교체를 단행했다. 11월에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경영전략실장에 선임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정 회장도 이 무렵부터 서울 서초구 경영전략실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마련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으로서 각 사 대표를 리딩하는 것과 부회장으로서 리딩하는 것은 내부에서는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면서 “정 회장으로서는 회사가 어려울 때 취임을 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능력의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으로서는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는 업황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꾸준히 떨어져 지난해 사상 처음 영업적자(469억 원)를 냈다. 쿠팡은 지난해 1분기(1∼3월) 이마트 매출을 추월했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에 부진한 사업부를 통폐합 중이다. 최근 호텔·레저사업부를 신세계조선으로 일원화했고, 애완동물 용품 전용 판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해 패션·몰리스로 조직을 개편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현재 환경에서) 혁신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며 이번 인사 역시 ‘1등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정 회장이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됐던 몇몇 게시글을 승진을 앞두고 삭제한 것이 ‘책임감’에 방점을 둔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한편 정 회장의 승진으로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도 이목이 모이고 있다.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각 18.6%씩 소유하면서 ‘남매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 총괄회장이 가진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 각 10.0%씩의 승계 여부에 따라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남매 경영 구도로 가더라도 그룹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일부 지분 변동은 추후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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