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신 심전도 측정-드레싱 일부 투입… 상당수 병원선 간호사 업무확대 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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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원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맡던 업무였지만 이날부터 간호사가 환자를 면담한 후 결과를 교수에게 보고하게 됐다.
이 병원에선 이날부터 시행된 보건복지부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에 따라 상처 부위 드레싱과 심전도 측정도 PA 간호사들이 맡았다.
부산대병원을 포함한 일부 병원은 선제적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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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확대 첫날 큰 변화는 없어
“간호사에 사고 책임 전가” 우려도
40대 진료보조(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 이모 씨는 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한 환자를 면담하고 병실을 나왔다. 원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맡던 업무였지만 이날부터 간호사가 환자를 면담한 후 결과를 교수에게 보고하게 됐다. 이 병원에선 이날부터 시행된 보건복지부의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에 따라 상처 부위 드레싱과 심전도 측정도 PA 간호사들이 맡았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좀 더 전문성이 필요한 시술 등은 교육을 받은 뒤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에선 1700여 명의 간호사 중 85명이 PA 간호사로 각 진료과에서 활동 중이다.
이날부터 의사가 하던 업무 중 89개가 간호사들에게도 허용되며 각 병원은 간호사 업무 영역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었다. 다만 병원마다 내부 위원회를 꾸려 업무 범위를 정하는 과정 등에 다소 시간이 걸려 현장 의료진 상당수는 “당장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고 했다.
부산대병원을 포함한 일부 병원은 선제적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고려대 안산병원도 이번 주부터 ‘간호사 업무 범위 설정 위원회’를 꾸리고 업무 범위 심의에 나섰다. 간호사 업무 지원 범위에는 위관 삽입, 실밥 제거 등을 새로 포함시켰다.
서울아산병원은 새 업무를 맡기 위해 교육 훈련을 받을 간호사 모집을 6일부터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간호사 10여 명에게 교육을 이수하게 한 뒤 수술실과 진료실 등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성모병원 관계자도 “간호사 업무로 허용된 89개 업무와 관련해 내부 협의를 거쳐 일부는 적용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당장 변화를 실감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한 전문간호사는 “지침에서 간호부와의 협의를 거쳐 업무 범위를 정하도록 했기 때문에 상당수 병원은 당분간 업무 범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사고 발생 시 병원장이 법적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지만 시범사업 형태이다 보니 소송이 제기되면 결국 간호사에게도 책임이 전가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행위로 나쁜 결과가 나오면 환자나 보호자들이 PA 간호사를 민형사상 고발하게 된다. 전공의 1명 일을 하려면 PA 간호사가 최소 3배는 필요할 텐데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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