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우키요에로 본 동서양 문화교류사

김상운 기자 2024. 3. 9. 01: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탕기 영감의 초상'(1887년)은 주인공인 탕기 영감보다 그의 뒷배경에 더 눈길이 간다.

마치 모자이크처럼 벽면을 가득 채운 우키요에(浮世繪·목판화)들은 원색의 화려함을 한껏 뽐낸다.

일본 에도시대(1603∼1868년)에 유행한 우키요에는 한자어의 의미(들뜨고 허허로운 세상의 회화)가 담고 있는 것처럼 목욕하는 여인부터 무사, 배우, 풍경에 이르기까지 세속의 삶을 관조하듯 그려낸 작품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문화를 바라보는 창, 우키요에/판리 지음·홍승직 옮김/504쪽·3만4000원·아트북스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탕기 영감의 초상’(1887년)은 주인공인 탕기 영감보다 그의 뒷배경에 더 눈길이 간다. 마치 모자이크처럼 벽면을 가득 채운 우키요에(浮世繪·목판화)들은 원색의 화려함을 한껏 뽐낸다. 고흐는 우키요에광(狂)이었다. 없는 살림에도 틈틈이 우키요에를 수집해 감상하고 따라 그렸다. 원근법 따위는 과감히 무시하는 평면적 구도와 원색의 색채는 고흐 등 인상파 화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우키요에의 연원과 발전 과정, 중국 및 서양미술에 미친 영향 등을 다각도로 짚고 있다. 일본 에도시대(1603∼1868년)에 유행한 우키요에는 한자어의 의미(들뜨고 허허로운 세상의 회화)가 담고 있는 것처럼 목욕하는 여인부터 무사, 배우, 풍경에 이르기까지 세속의 삶을 관조하듯 그려낸 작품이다. 우리로 치면 일종의 ‘민화’에 가까운 개념이다.

우키요에에는 일본의 변화하는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예컨대 경제적 풍요가 찾아온 에도시대 후기 평민들 사이에서 여행 열풍이 불자, 지역 명소들을 담아낸 우키요에 풍경화가 인기를 끌었다. 이때 음영법 등 서양 풍경화의 각종 기법이 우키요에 제작에 반영됐다. 역으로 우키요에는 유럽 회화에 일본 열풍(자포니즘)을 불러일으켜 인상파를 넘어 입체파 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