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한국 오타쿠, 일본 서브컬처를 분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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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 557만 명, '슬램덩크 더 퍼스트' 487만 명.
지난해 국내 영화관에서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관람객 수다.
지난해 한국에서 일본 영화가 인기를 끈 비결이다.
오타쿠로서 일본 서브컬처를 즐겨온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서브컬처를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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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창작 통해 특유의 문화 재생산
◇오타쿠의 욕망을 읽다/마이너 리뷰 갤러리(본명 곽주열) 지음/316쪽·1만9800원·메디치미디어
일본 콘텐츠는 왜 인정받을까. 구독자 16만 명을 지닌 유튜버인 저자는 신간에서 일본 ‘서브컬처’(하위문화)를 꼽는다. 다양한 취향을 존중하는 서브컬처가 일본 콘텐츠를 끊임없이 다채롭고 새롭게 만든다는 것. 저자는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한 가지 취향이 담긴 대중문화보다는 서브컬처가 대세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서브컬처를 이끄는 건 ‘오타쿠’다. 획일화를 강요하는 일본 사회에 대한 반동으로 생겨난 오타쿠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착하듯 몰두한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2차 창작한다. 예를 들어 만화 ‘슬램덩크’ 오타쿠는 “포기하는 순간 거기서 시합 종료예요”라는 안자이 선생님의 대사에 “포기하면 편해”라는 대사를 추가한 뒤 이를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논다. 팬들이 아이돌을 소재로 가상소설을 쓰는 ‘팬픽’ 문화도 비슷한 맥락이다. 콘텐츠를 재생산하며 콘텐츠의 파급력을 높이는 것이다.
콘텐츠가 지닌 의미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도 서브컬처의 힘이다. 오타쿠는 욕망을 채워주는 즉각적인 만족감만 준다면 콘텐츠를 소비한다. 한 예로 오타쿠는 버추얼(가상) 유튜버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상관하지 않는다. 버추얼 유튜버를 보는 순간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특히 만화 ‘원피스’를 보고 자란 30대, 만화 ‘드래곤볼’을 읽으며 큰 40대가 일본 서브컬처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일본 영화가 인기를 끈 비결이다.
저자가 일본 콘텐츠 68개를 여러 키워드로 분석한 내용도 눈길이 간다. 저자는 만화 ‘마징가Z’에서 패전한 일본인의 그림자를 읽는다. 만화 ‘꽃보다 남자’에서 여성 오타쿠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오타쿠로서 일본 서브컬처를 즐겨온 저자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서브컬처를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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