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대학 70%가 학생부전형 ‘수능 최저기준’ 적용… 건국대 등 9곳은 미적용

김유나 2024. 3. 9.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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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수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부담이 적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대학이 수시 선발 시 학생들에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교과 성적이 우수해 수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도 수능을 잘 보지 못하면 최종적으론 불합격하게 되는 것이다. 9일 입시업체 진학사가 올해 대입의 수능 최저기준 적용 현황을 정리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학생부교과전형-서울 지역 71%가 수능 최저기준 적용

진학사에 따르면 교과(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전형에서도 많은 대학이 수능 최저기준을 본다. 대학이 발표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학생부 교과 일반전형 선발 인원 중 37%가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서울 지역 대학의 경우 특히 그 비중이 71%까지 올라간다. 2025학년도 서울 지역 대학의 학생부 교과전형 선발 인원 1만702명 중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해서 선발하는 인원은 7609명,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인원은 3093명으로 집계됐다. 연세대와 한양대도 올해 수능 최저기준을 도입했다. 

서울 지역 대학 중 학생부 교과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곳은 9곳이다. 이중 광운대, 덕성여대(고교 추천), 명지대(지역균형), 서경대(교과우수), 성공회대, 한성대(지역균형)의 경우 다른 평가요소 없이 오로지 학생부 교과 성적만으로 학생을 변별한다. 진학사는 “다른 평가요소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합격자의 교과성적이 높게 형성된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양대의 경우 교과 성적으로만 선발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 수능 최저기준을 도입해 입시 결과가 과거보다 하락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건국대와 동국대는 교과성적(70%)과 학생부 서류평가(30%)를 함께 활용해 학생을 선발한다. 진학사는 “서류평가 영역 반영비율은 낮지만 지원자 간 교과 성적 차이가 크지 않아 서류평가의 영향력이 비교적 큰 편”이라며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화여대와 명지대(교과면접)은 교과 성적과 면접을 활용해 선발한다. 이화여대는 전년도에는 지원자 전체에 대해 면접을 치렀지만, 올해는 지원자 중 선발 인원의 5배수만 면접을 본다. 다만 실제 경쟁률이 5대 1 미만인 경우가 많아 단계별 전형 의미는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진학사는 면접 문항은 진로계획이나 지원동기, 고등학교 시절 전공과 관련 노력했던 활동 등으로 이뤄지므로 미리 본인의 답변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명지대는 교과면접 전형의 기출 문항을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어 이를 참고해야 한다.

◆논술전형-17곳은 수능 최저기준 적용 안해

논술전형은 논술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지만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는 대학도 많다. 진학사에 따르면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은 17개 대학으로 집계됐다. ▲가톨릭대 ▲경기대 ▲광운대 ▲단국대 ▲상명대 ▲서울과기대 ▲서울시립대 ▲수원대 ▲아주대 ▲연세대 ▲을지대 ▲인하대 ▲한국공학대 ▲한국기술교대 ▲한신대 ▲한양대다.

이들 대학에서는 인문계열 1174명, 자연계열 2431명, 예체능계열 22명을 뽑는다. 대부분 논술 60∼80%, 학생부 20∼40%를 반영한다. 다만 가톨릭대와 아주대, 인하대의 경우 의예과 등에는 수능 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연세대와 한국기술교대는 다른 전형요소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논술 성적만 100% 반영한다. 진학사는 “연세대는 올해 자연계열 논술에서 과학논술을 빼고 수리논술로만 치르기 때문에 지원이 많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논술고사를 수능 전에 실시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또 한양대 논술전형은 학생부를 10% 반영하지만 교과 성적이 아닌 출결, 봉사활동 등을 참고해 학생의 학교생활 성실도를 중심으로 종합평가하기 때문에 내신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밖에 상명대도 논술 반영비율이 90%로 높았다. 가톨릭대·단국대·아주대·한국공학대는 논술 비율이 80%를 차지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 최저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수능 성적 때문에 탈락하는 학생이 없어서 실질적인 경쟁률이 높고, 그로 인해 합격생 성적 역시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우 소장은 “다만 수능 준비가 까다로운 비수도권 학생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대학마다 다른 학생부 반영 방법 등을 미리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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