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멀지 않아" 발언에…증시는 벌써 내달렸다

김남준 2024. 3. 9.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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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월 금리 인하 기대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UPI=연합뉴스]
금리 인하 시점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말에 시장이 울고 웃고를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나올 물가 상승률 지표가 변수라고 짚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이 2%를 향해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확신이 더 생기길 기다리고 있다”며 “그 확신을 가지기까지 멀지 않았는데(not far from it), 그 확신을 갖게 되면 긴축의 강도를 완화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물가 상승률 둔화가 더 필요하다는 연준의 기존 입장과 큰 차이는 없었다. 전날 미국 연방 하원에 출석해서도 파월 의장은 “인하 시점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 목표치(2%)를 향해 움직일지 보장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시장에서 주목한 것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멀지 않았다”고 강조한 대목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월 의장 발언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당국자들의 생각을 더 분명하게 하며, 몇 달 안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해 준다”고 평가했다. 당장 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 발언 이후 6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58.2%까지 치솟았다. 페드워치는 연준이 6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0.25%포인트씩 총 4번(총 1%포인트) 낮출 확률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같은 날 ECB는 기준금리를 4.5%로 동결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7%→2.3%로 하향 조정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특히 이날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이사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 2% 목표치가) 앞으로 몇 달 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 발언이 6월 첫 번째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요국 통화 정책 수장이 멀지 않은 시점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시장도 환호했다. 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전 거래일 대비 1.03% 오르면서 5157.36에 거래를 마쳤다. 4일 최고 기록을 이날 다시 넘어섰다. 나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51% 상승한 1만6273.3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8일 나란히 1%대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32.73포인트(1.24%) 오른 2680.3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9.81포인트(1.14%) 오른 873.18로 장을 마쳤다.

다만, 긴축 완화 기대감이 섣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서비스와 주거비를 중심으로 끈적한 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구가하고 있어 빠른 시점에 목표 물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6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도 인하 폭이나 속도가 기대보다 느릴 가능성도 높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7일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은행가 단체 행사 연설에서 “앞으로 나올 지표들이 물가 상승률 둔화 진전에 정체가 생겼거나 다시 반등했음을 시사하면 금리를 기꺼이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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