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코발트 풍부한 쿠바, 한국 기업과 협력 잠재력 높아”

배현정 2024. 3. 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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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준
지난달 14일 뉴욕발로 전해진 한국과 쿠바의 전격적인 수교 소식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한국이 그동안 쿠바와 교역을 지속해 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05년 아바나무역관을 개설하고 꾸준히 경제 교류 활동을 펼쳐온 덕택이다. 공산혁명 이후 65년 동안 북한과의 단독 수교를 유지해 오던 외교 노선을 파기하고 한국과 수교하게 된 것도 경제 교류 확대의 필요성이 가장 큰 요인이란 분석이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유성준(사진) 아바나무역관장은 “쿠바는 최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아동을 위한 분유 지원을 요청했다. 쿠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쿠바는 한국과의 교역 확대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Q : 쿠바 경제 상황은.
A :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로 빵, 우유, 달걀 등을 배급하는데 최근 수급이 어렵다. 종종 배급이 끊긴다. 암시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매우 비싸다. 전력난도 심각하다. 피크 사용량 대비 전력이 25~35% 부족해 정전이 잦다.”

Q : 경제난이 최근 더 심해졌다는데.
A : “미국의 대(對)쿠바 제재 영향이 크다. 쿠바는 관광 등 서비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미국인 관광객도 많았는데, 2017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쿠바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2021년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다. 달러의 주 수입원인 해외관광객 수는 2016년 400만 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 감소해 2022년에는 160만 명에 그쳤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dcdcdc@joongang.co.kr

Q : 한국과의 교류는 어떻게 될까.
A :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는 어렵다. 양국 정부와 공공기관 협력을 통해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Q : 현지의 한국 기업 현황은.
A : “쿠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아직 없다. 파나마와 멕시코 등 인근 국가를 통해 제한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쿠바 수출액은 2017년 7078만 달러 정도였는데, 2022년에는 18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36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으나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다.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부품, 승용차, 기계류, 발전기 등이다.”

Q :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는.
A : “신재생에너지와 자원재활용 분야다. 극심한 전력난에 빠져 있는 쿠바는 수력·태양광·풍력·바이오매스 등 전력원의 다양화를 염원하고 있다. 광물 공급망 분야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다. 쿠바는 2차전지 생산에 필수인 니켈(세계보유량 5위)과 코발트(4위)의 주요 생산지로 우리 기업과의 협력 잠재력도 크다.”

Q : 쿠바와의 교역에서 어려움은.
A : “미국의 제재로 인해 한국 기업이 쿠바와 직거래가 불가능하다. 파나마·스페인 등 제3국의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품 운송도 어렵다. 쿠바에 정박한 선박은 6개월간 미국에 갈 수 없다.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진출 움직임도 아직은 미온적이다.”

Q : 코트라는 어떤 역할을 해왔나.
A : “코트라는 2005년 한국 공공기관 최초로 쿠바에 진출해 아바나무역관을 운영해왔다. 매년 서울식품전에 쿠바 기업을 초청하고, 아바나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에서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의 경제발전 사례를 공유 중이다. 수교를 계기로 양국의 협력 및 문화 교류 기반이 확대되길 기대한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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