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은 시간 문제” 김재희, 2024년 개막전 2R 단독 선두(종합)

주미희 2024. 3. 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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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김재희 2라운드까지 합계 10언더파…단독 선두
“작년 말부터 버디 기회에서 버디 잡는 확률 ↑”
SK텔레콤으로 모자 바꿔 쓴 뒤 첫 대회부터 ’펄펄’
황유민·타와타나낏·방신실 등 추격

[싱가포르=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완의 대기’ 김재희(23)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맞았다.

김재희가 8일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세컨드 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 제공)
김재희는 8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2라운드까지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한 김재희는 공동 2위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황유민(21), 전예성(23), 아마추어 오수민(16·이상 8언더파 136타)을 2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오전 조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재희는 “정규투어를 뛰면서 선두권에 있었던 적은 많은데 선두로 경기를 끝낸 건 처음이다. 마음 속으로 많이 그려왔던 상황”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김재희는 1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치며 선두 방신실(20)을 1타 차로 추격하는 2위에 올랐다. 2라운드에서도 4타를 줄인 김재희는 오전 조 단독 선두에 오르며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맞았다.

그는 2020년 드림투어(2부)에서 3승을 거두고 상금왕을 거머쥐며 2021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인 만큼 데뷔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지난해까지 3년 동안 기다리던 첫 우승이 나오지 않으면서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재희는 “2년 전까지는 안될 것 같은 불안감이 컸다. 그러나 작년부터 새로운 코치님(홍석전 코치)께 배우면서 샷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첫 우승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첫 우승은 시간 문제’라는 말은 괜한 자신감에서 나온 게 아니다. 김재희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첫 우승을 향해 예열했다. 특히 11월 S-OIL 챔피언십에서는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던 중 폭우 때문에 경기가 축소돼 첫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김재희는 “작년에 대회가 더 많았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다”며 “그래도 전지훈련에서 작년 감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걸 느꼈고, 이대로만 하면 우승 기회는 자주 오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재희는 전지훈련에서 많은 걸 보완했다고 자신했다. 김재희는 “그립부터 사소한 것까지 어드레스에 신경을 많이 썼다. 또 퍼트 연습 비중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샷, 어프로치, 퍼트 연습 비중을 비슷하게 뒀다면,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하루종일 퍼트 연습만 한 날도 있었을 정도로 퍼트에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김재희는 “작년보다 퍼트가 많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버디 잡고 기뻐하는 김재희.(사진=KLPGA 제공)
김재희는 올해 KLPGA 투어 개막전부터 펄펄 날았다. 그는 “1라운드는 원하는 대로 공이 갔다. 핀으로 쏘면 다 붙어서 버디를 많이 잡았다. 오늘은 샷 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실수라고 생각한 샷들도 핀에 붙는 운이 따랐다. ‘되는 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순항하던 중 마지막 9번홀(파4)에서 기록한 보기가 아쉬웠다. 김재희는 9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의 2단 경사 위쪽으로 가는 바람에, 스리 퍼트 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김재희는 “이 코스는 그린과 그린 주변 어프로치가 까다로운 편”이라며 “가면 안 되는 곳으로 공이 가면 스코어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첫 우승 기회는 열려 있다. 김재희는 “원래 샷은 좋았지만 버디 찬스에서 버디를 잡지 못하는 게 저의 큰 문제였다. 작년부터 퍼트가 좋아지면서 버디를 잡는 확률이 올라가고 있다”며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다면 올해 목표로 상금왕과 대상을 노릴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또 메인 후원사를 SK텔레콤으로 바꾼 뒤 첫 대회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재희는 “SK텔레콤 기를 잘 받고 있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황유민의 트러블 샷.(사진=KLPGA 제공)
‘돌격대장’ 황유민(21)은 버디 10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9언더파 63타를 적어내고 합계 8언더파 136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최근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둔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전예성(23),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16)과 같은 스코어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를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2라운드에서 무려 9타를 줄인 황유민은 “이번주 심한 감기에 걸렸는데 몸 상태가 좋아져 좋은 성적을 냈다”며 “특히 오늘은 티샷이 페어웨이로 가면 거의 다 버디를 잡을 정도로 경기가 잘됐다. 아이언 샷, 웨지 샷이 너무 좋았고 퍼터도 잘됐다. 다만 티샷에 일관성이 없었던 부분은 아쉽다”고 밝혔다.

여고생 아마추어 오수민은 “프로 대회에 출전해 톱10을 기록해봤으니 5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 오수민은 지난해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공동 9위로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경기도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인해 경기가 한 차례 중단되면서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던 방신실(20)은 11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8언더파 공동 2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9일 2라운드 잔여 경기와 3라운드 경기를 한꺼번에 치러야 한다.
방신실의 아이언 샷.(사진=KLPGA 제공)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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