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작은 병원

최영재 2024. 3. 9.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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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번 오는 병원선을 놓칠세라 전남 여수시 삼산면 손죽도 주민들은 일찌감치 선착장에 나와 있었다. 30여 명의 주민이 병원선에 오르자 좁은 진료실과 대기실은 금세 가득 찼다. 병원선은 보건소나 의사가 없는 작은 섬을 찾아가 주민들을 무료로 진료하는 ‘바다 위의 병원’이다. 지난해 10월 취항한 ‘전남511’호는 병원선으로는 국내 최대인 390t급으로 여수를 기점으로 남해안 77개 섬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내과와 한의과, 치과 진료실과 방사선실·임상병리실·약제실·진료 대기실 등이 있고, 의사 3명과 간호사 등 의료진 8명과 선원 8명이 승선한다. 골밀도 검사와 혈액검사도 가능하고 물리치료실도 있다. 크기는 작아도 내용만큼은 종합병원이다. 무릎을 다치고도 풍랑 때문에 배가 안 떠 병원을 못 갔다는 박근희(84) 할아버지는 한의과 진료를 마친 뒤 “은인이 따로 없다”며 의료진 손을 꼭 잡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사진·글=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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