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 식용 선인장, 페루 해산물도 재료로…여기는 ‘타코 연구소’
이선민의 ‘색다른 식탁’ 〈끝〉
타코 스탠드를 처음 방문한다면 까르니타스·초리조·소뽈살 타코를 권한다. 우리 음식으로 치면 까르니타스는 돼지 수육, 초리조는 제육볶음, 소뽈살은 갈비찜과 비슷하다. 한식 국밥에 착안해 다양한 고기와 내장을 넣고 끓여내는 국물요리 비리아(Birria)에 밥을 말아서 먹어도 좋다.
지난 달 전 직원 9명이 함께 떠났던 멕시코 여행 후, 돼지껍데기를 넣은 타코도 새롭게 선보였다. 짭짤한 과자처럼 먹을 수 있게 얇게 튀겨낸 치즈 치차론과 멕시코에서 김치처럼 많이 먹는 선인장을 이용한 타코도 개발 중이고, 남미 페루에서 널리 먹는 해산물 메뉴 세비체를 바삭한 타코에 접목시키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술을 좋아한다면 매운 토마토와 야채 소스를 섞은 맥주 미첼라다 클라마토를 권한다. 일반 음료로는 히비스커스를 우려내 달달하게 만든 하마이카를 곁들이거나, 샤모이 소스 등 멕시칸 향신료가 올라간 망고 스무디인 망고나다를 곁들이면 식당 내부의 노래에 맞춰 어깨가 들썩일지 모른다.
지난달 해방촌 주변 몇몇 식당들과 함께 열었던 축제 기간에는 새벽 3시까지 타코를 팔며 흥을 돋웠다. “한국에 수많은 타코 가게가 있지만 그 중 타코 스탠드는 멕시코의 즐거움과 흥을 전하는 곳입니다.” 온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레슬링이나 축구를 보면서 두 손 가득 타코 소스를 묻힌 채 웃고 떠드는 멕시코 일상의 즐거움을 알리는 게 두 대표의 의지다. “흥 많은 우리보다 더 흥부자인 멕시코 사람들을 보면서 더 신이 났던 것처럼, 타코 스탠드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에너지 넘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빠르면 5월, 이들은 다시 타코 트럭 시동을 걸고 해외 시장으로 향한다. 첫 목적지는 일본. 부산에서 배에 차를 싣고 도쿄에 가서 한국의 흥이 덧대어진 타코를 알릴 예정이다. “일본을 시작으로 유럽까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도전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대리만족과 용기를 주었으면 합니다.”
이선민 식음·여행 전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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