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카와 아야의 시사일본어] NHK 수신료
이번 방송법 개정 추진은 NHK 수신료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최근에는 TV를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TV 프로그램을 보는 사람이 늘어났다.
NHK 수신료는 KBS 수신료에 비해 비싸다. 지상파만 시청하면 월 1100엔(약 9760원), 위성방송까지 보려면 월 1950엔(약 1만7300원)을 지불해야 한다. TV를 가지고 있으면 무조건 내야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KBS 수신료 분리 징수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했을 때 나는 TV 수신료가 2500원이고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주택 관리비로 여러 종류의 요금을 한꺼번에 내고 있어서 거기에 수신료가 포함된 줄 몰랐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TV 수신료 납부가 달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려면 재원은 필수적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자연재해가 많기 때문에 NHK의 정보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다. NHK는 대규모 재해 발생 시 피해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일본에서도 NHK 수신료 징수를 거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2013년에는 ‘NHK에게 수신료를 지불하지 않는 당’이라는 이름의 정당이 탄생했다. “NHK를 부수겠다!”며 당을 만들고 대표를 맡은 다치바나 타카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작년 4월부터는 새로운 할증금 제도도 시행됐다. TV를 가지고 있는데 NHK 수신료 납부 계약을 거부할 경우 수신료의 두 배를 물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말이 할증금이지 ‘벌금’과 같다. 실제로 NHK는 일부 세대를 상대로 할증금 납부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 이러면 난리가 나지 않나 싶은데, 일본에서는 소셜미디어(SNS)에서 불만을 터뜨리는 정도로 끝날 듯 보인다.
나리카와 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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