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모펀드] 행동주의 표방 사모펀드, 주총 앞두고 '존재감' 과시

이한림 2024. 3. 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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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쌍용 C&E 공개매수 완료…지분 93%까지 늘려
JC파트너스, 법원에 예보 주도 MG손보 매각 중단 요청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가 3월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행동주의를 표방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가 기업들의 3월 주주총회(주총) 시즌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측이 올린 안건에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반대하는가 하면, 경영권 대립 구도에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사모펀드사, 고려아연·금호석화·태광산업·KT&G 주총서 적극적 주주제안 참여

먼저 KCGI자산운용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 중 주주환원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기준 미달인 곳에 주총 안건을 적극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올해 주총을 앞둔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KCGI자산운용은 이번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영풍 측의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손을 들어주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양 집안싸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일부 소액주주들도 KCGI의 결정에 따라 영풍을 지지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고려아연 주총에서 어떤 표대결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손을 잡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도 행동주의를 표방한 사모펀드사로 꼽힌다. 다만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금호석유화학과 주총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 6일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소각 3년 계획 발표에도 "주주제안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사실상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 무관한 활동"이라며 맞불을 놨다.

이 외에도 태광산업의 주총에서 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트러스턴자산운용, KT&G 주총에서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내세운 사외이사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운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 등도 기업들의 주총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모펀드사로 불린다.

사모펀드사가 기업 주총에서 강력한 주주제안 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 방안 발표에 따른 행동 명분이 생긴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도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춰 주총을 앞두고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방침 등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으나, 강력한 스피커 역할을 하는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사의 합류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 당국으로부터 부실 금융기관 결정 취소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한 MG손해보험 매각시도를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 쌍용 C&E 공개매수 나선 한앤코, 목표 물량 60% 확보

쌍용C&E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목표 물량의 60% 이상 확보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쌍용 C&E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앤코 자회사 한앤코시멘트홀딩스 유한회사가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하고자 했던 쌍용C&E 주식 가운데 60% 이상을 확보하면서 93%대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앞서 한앤코시멘트는 쌍용C&E의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잔여 지분 20.1%(1억25만4756주)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응모율과 관계없이 모든 신청자의 주식을 매수하고 교부금 주식교환 방식 등으로 지분율을 95%까지 끌어올려 자진 상장폐지 신청 요건을 맞추기 위함이다. 한앤코시멘트는 쌍용C&E 지분 78.48%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로, 자사주 비율은 1.41%이다.

한앤코시멘트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잔여 지분 전량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2차 공개매수 없이 장내매수를 통해 남은 지분을 채울 전망이다.

◆ JC파트너스, 예보 주도 MG손보 매각 집행정지 신청

MG손해보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사 JC파트너스가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는 MG손해보험 매각을 중단해달라며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JC파트너스는 지난 7일 서울고법에 집행정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실 금융기관 결정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매각 절차를 중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JC파트너스는 금융 당국을 상대로 부실 금융기관 결정 등 취소 소송에서 1심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승소하면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매각을 중단하고 대주주 자격으로 매각 주체가 될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앞서 JC파트너스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결정되면서 MG손해보험 매각을 직접 시도했으나 두 차례 고배를 마셨다. 다만 이번에는 원매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매각을 성사하기 위해 P&A(자산부채이전) 방식을 강행하는가 하면, 회계자문사와 법률자문사 등을 선정하면서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해 '2전3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JC파트너스는 소송이 끝나기 전까지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MG손해보험 매각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예금보험공사의 MG손해보험 매각 방식으로 거론된 P&A로 회사가 청산 절차를 밟으면 기존 대주주의 지분 가치는 '0'이 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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