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다승왕→군대 제대, 투구폼도 보직도 다 바꿨다…목표는 1군 필승조, “50이닝, 15홀드 하면 감독님이 좋아하시겠죠”
[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미국 스프링캠프를 통해 투수진에서 가장 신경쓴 선수 중 한 명이 좌완 이상영이다. 지난해 군대에서 제대한 이상영은 올해 마운드에서 주축 투수로 성장하기를 기대받고 있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상영은 지난해 6월 상무에서 제대했다. 2022년 상무에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2군 다승왕을 차지했다. 지난해도 제대하기 전까지 상무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잘 던졌다.
이상영은 제대 후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이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6월 14일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NC 상대로 다음 선발 경기에서 1⅓이닝 2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그쳤고, 볼넷이 많았다. “한 달은 선발 기회를 주겠다” 했던 염 감독은 이상영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스리쿼터에 가까운 투구폼을 오버핸드로 바꾸도록 했다. 이상영은 2군으로 내려가 다시 준비했고, 9~10월 1군에 잠깐 올라와 6경기(선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3.27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상영의 투구폼 교정은 마무리 캠프까지 이어졌고,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달라진 폼에 점점 적응했다. 이상영은 캠프 연습경기와 청백전에서 3경기 3이닝 2피안타 1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상영이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상영은 “생각보다 공 스피드가 좀 더 잘 나왔다. 캠프에서 142km 정도 던지고 시범경기 때부터 구속이 잘 올라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145km까지 나왔다. 스피드에 만족하고, 연습경기에서 도망가는 피칭보다 승부가 잘 돼 만족한다”고 캠프를 마친 소감을 말했다. 시즌 때는 최고 148km까지 구속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는 “항상 ‘볼넷은 주지 말자’고 주문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간다. 3구 안에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도망가지 않고 빨리 승부를 해서 카운트를 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팔 각도를 높여 투구폼을 바꾼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이상영은 “캠프 초반에는 좀 안 좋았는데, 그때는 팔의 각도에 대해 스트레스도 받고 그랬다. 확실히 결과가 나오니까 폼도 좀 저한테 맞아지고 괜찮아졌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감독으로부터 주목받는 선수라고 언급하자, 이상영은 “감독님이 항상 저한테 기대도 많이 하시고 키워주려는 모습도 잘 알지만, 작년에 안 좋아서 자리를 못 잡았기 때문에 감독님이 또 기회를 주신다고 해도 제가 또 안 좋으면 자리가 없어지는 거니까. 감독님이 믿음 주신 만큼 잘해서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려면 어느 정도 성적을 기록해야 될까. 이상영은 “감독님이 불펜으로 보직을 정해주셨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아직 필승조나 이런 건 아니기 때문에, 안 아픈 게 장점이어서 경기 수 많이 나가서 불펜으로 50이닝 정도 던지면 감독님이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묻자, “개인적인 목표는 크게 잡아서 15홀드, 20홀드인데, 항상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하니까 그렇게 잡았다. 팀 성적이 제일 중요하고, 안 아프고 1군에서 야구만 할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선발 기회를 받았지만, 올해는 불펜으로 새 도전에 나선다. 선발과 구원 어느 것이 잘 맞을까. 이상영은 “솔직히 선발로 자리를 잡은 게 아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불펜으로 기회룰 주셨고, 적응하면서 좋은 경기력이 나오면 나에게 맞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LG 불펜은 자원이 많다. 내부 경쟁도 있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한 정우영, 김진성, 백승현, 박명근, 유영찬이 있고, 올해 이상영 외에도 이우찬, 김유영, 윤호솔 등도 불펜 한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상영은 “(정)우영이나 승현이 형이나 영찬이 형이 필승조이지만, 바로 필승조로 시작한 것이 아니고 기회를 받으면서 잘해서 올라갔다. 나도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그들도 경쟁해서 올라간 거니까 나도 꼭 경쟁하면서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각오를 보였다.
좌완 함덕주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빨라야 6~7월 복귀 전망. 염 감독은 이상영이 좌완 불펜으로 좌타자를 책임지기를 바란다. 이상영은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데 이번에 투심을 좀 더 배웠다”고 했다.
그는 “김경태 코치님이 좌타자 상대로 많이 나갈 거니까 그것에 포커스를 맞추자고 하셨다. KBO에서 좌투수가 좌타자한테 몸쪽을 던지는 투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좌타자 몸쪽 승부를 많이 연습했다. 투심을 많이는 안 던졌는데, 이번에 많이 던지려고 연습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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