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사천 논란 시선 돌리려던 이재명의 '자승자박'
국민의힘 입당 김영주 향해 쏟아진 질문
홍영표, 민주당 탈당…부평을 후보 후원회장은 이재명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의원을 비판하는 SNS에 올렸다가 되치기를 당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 공천을 둘러싼 논란을 국민의힘으로 시선을 돌리려다 사과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의원이 과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했던 내용들이 소환됐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 후 과거 민주당 시절 정치 행보와 관련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대사에 임명됐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으로 공수처에 고발됐고 이미 지난 1월 출국금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재명 "김영주·권성동의 공통점은?"…총선 온라인 설전
-이재명 대표가 최근 들어 SNS 글을 자주 올리고 있네.
-맞아. 지난 6일 하루에만 8개의 글을 올렸어.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페이스북, X,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 각종 SNS를 섭렵하며 지지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즐기는 걸로 유명해.
-이 대표가 올린 게시물이 온라인에서 설전으로 번졌다지?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한 질문을 올리면서 온라인상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어. 이 대표는 '권성동과 김영주의 공통점은?'이라고 쓴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지. 김 의원은 최근 민주당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 이후 강하게 반발하며 민주당을 탈당했고 국민의힘에 입당했어. 이 대표는 김 의원의 '불공정 공천' 주장과 관련해 과거 신한은행 채용 비리 의혹을 소명하지 못해 공직자 윤리 점수에서 50점 중 0점을 맞았다며 반박하고 있지. 이 대표는 이날도 김 의원과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받은 권 의원을 묶어 저격에 나선 거지.
-권 의원은 좀 황당했겠는데.
-권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어. 이 대표 글이 올라온 직후 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잘못된 공천의 피해자다.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재명의 사당화를 비판했다"라며 "저도 질문하겠다. 이재명과 이석기의 공통점은?"이라고 남겼어. 이어 권 의원은 "(저는) 즉각 답을 드렸는데 이 대표는 이석기와 공통점을 묻는 제 질문에 답을 못하고 있다"며 "제가 그 답을 드리겠다. 이 대표와 이석기는 범죄인이고, 자신의 범죄 행위를 부인했으며,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종북 바이러스의 슈퍼전파자다"라고 날을 세운 발언도 덧붙였어.
-인천 계양을 상대 후보인 원희룡 전 장관도 때를 놓치지 않고 설전에 참전했지. 원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저도 묻는다. 이재명과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공통점은?"이라며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꼬집었어.
-이 대표가 SNS외 발언도 문제가 됐지?
-이 대표는 총선이 한 달 안팎으로 다가온 만큼 정부여당 인사들과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한껏 끌어올리며 지지층의 결집을 꾀하고 있어. 6일 최고위에서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소속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두고 비리 혐의를 직격하려 "'돈봉투(의혹) 후보를 뻔뻔하게 단수추천하는 것이 국민의힘 공천"이라고 비판했지. 그런데 정 의원이 단수가 아닌 경선을 통해 공천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표는 SNS에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어.
-이 대표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면 시청자 수가 기본 1만 명을 넘기기도 하는 '대형 팬덤' 소유 정치인이야. 그만큼 SNS 내용도 빠르게 확산해. 또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만 불리한 기사를 쏟아내며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SNS를 적극 활용해 언론에 직접 반박하겠다는 의지도 보여. 정치인의 SNS는 지지층과의 소통에서 장점이 있지만, 잘못된 사실도 빠르게 퍼질 수 있어 장단점을 함께 안고 가야 하지. 지금 기세로는 이 대표가 총선 전 SNS를 자신의 무기로 십분 활용할 것 같은데, 과유불급이 되지 않게 조절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어.
◆5선 도전 김영주…과거 SNS 소환된 이유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김영주 의원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지.
-김 의원이 민주당 공관위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속했다고 통보받았기 때문이야. "모멸감을 느낀다"며 민주당을 탈당했고, 이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설득에 따라 국민의힘에 입당했어. 지난 4일 열린 입당식에서 김 의원은 "정치인은 국가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쓰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어.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현재 지역구인 영등포갑에 전략공천했어. 민주당에선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공천을 확정받았는데 전·현직 민주당 인사들의 대결이 성사된 셈이지.
-김 의원 입당에 대한 반응은 어때?
-당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야. 합리적 중도까지 당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한 위원장은 "김 의원은 상식의 정치인이고, 합리성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저와 국민의힘 생각과 같다"라고도 말했어. 반면 민주당에서는 비판이 이어졌지. 이재명 대표는 "국민의힘의 공천과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그 비교의 극단적 사례가 김 의원"이라며 "객관적으로 평가한 결과 김영주 의원은 소위 채용 비리 혐의에 대해서 소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어. 채용비리 의혹이 있는 김 의원을 영입해 그대로 공천을 준 국민의힘을 비판한 거야.
-민주당 인사들은 김 의원이 민주당 당적을 달고 4선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데 이어 국회부의장까지 했던 점을 꼬집으면서 꽃길만 걷다가 배신했다고도 비판해. 이에 김 의원은 "처음 비례대표 39번을 받았고, 18대 총선에서 전여옥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1.2%포인트밖에 지지 않았다"며 "국민들의 응원과 영등포 주민들께서 절 지지했기에 그랬다고 생각한다. 국회부의장도 추대받지 않고 경선에서 이겼다"고 반박했지.
-일각에선 김 의원이 노동계 출신이고, 52시간 근로제 도입 주도와 최저임금 인상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어. 정치적 노선이나 신념이 너무도 다르다는 지적이지. 중대재해처벌법을 유예하자는 국민의힘 당론에 대한 생각을 묻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된 뒤 이야기하자"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 의원이 과거 SNS에 올린 글이나 사진이 화제 되고 있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명품백 수사하라' '과로사 조장 주69시간 완전 폐기' 등 김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이 공유되기도 했지. 김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며 "지역 당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진상규명 수사를 촉구하는 서울시민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 다녀왔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대통령 가족도 예외일 수 없다"고 1월 29일에 글을 올렸어.
-과거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 당시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지원한 것도 논란이야. 그때는 윤석열 정권 심판을 주장했는데 지금은 바뀌었다는 것이지. 재보궐 선거 당시 김 의원은 까치산역과 발산역에서 퇴근길 유세를 하는 진 후보를 돕기도 했어. 선거 직후에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민심을 거스르는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의 오만과 독선에 민심이 내린 준엄한 심판"이라고 했지. 김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그때 지도부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거기 가서 유세한다든가 참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민주당 의원으로서 같이 참석만 했을 뿐"이라고 반박했어. 아무튼 김 의원의 정치적 도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김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네.
◆홍영표 떠난 인천 부평을 박선원 후보, 이재명 대표가 후원회장?
-친문재인계 좌장 홍영표 의원(4선, 인천 부평을)이 컷오프에 반발하며 당을 떠났지.
-홍 의원이 지난 6일 "이재명 사당화에 맞서겠다"며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했어. 당으로부터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후, 본인의 지역구가 전략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에서 배제됐거든. 홍 의원은 지난 5일 당 지도부 측에 직접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계속되는 만류도 통하지 않은 거지. 홍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홍 의원 공천배제에 반발한 시도의원들과 함께 내주 초에 탈당계를 낼 것 같아. 홍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손을 잡고 민주연대 소속으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으로 보여. 민주당 텃밭인 인천 부평을은 전략공관위 결정에 따라 민주당 4호 영입인재 박선원 전 국정원 차장, 친명(친이재명)계 이동주 의원(비례대표) 간 2인 경선을 치를 예정이야.
-박선원 후보의 경우 리서치앤디엔에이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영입인재' 표현이 수식어로 붙으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잖아.
-맞아.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소 등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전 직장 호칭을 붙여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거든. '영입인재' 표현은 이례적이지. 해당 여론조사기관은 홍 의원을 제외하고 박 후보와 이동주 의원, 경선 후보 두 명만 후보 적합도 조사를 돌려 논란이 되기도 했거든. 홍 의원 측이 공천이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지.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꽃' 여론조사에서도 홍 의원 지지율은 경선 후보 두 명을 합친 지지율의 두 배를 기록한 적도 있어. 홍 의원이 하위 10% 평가로 경선 득표수의 30%를 감산 받아도 경쟁력이 있는 거야. 한 민주당 관계자는 사석에서 "홍 의원이 감산을 받아도 살아남을 것 같으니까, 전략공관위에서 아예 전략지역으로 지정한 것 같다"고 했어.
-박 후보의 후원회장이 이재명 대표라고 하던데, 사실이야?
-박 후보 측에 알아보니 사실이었어. 후원회장을 구하지 못한 영입 인사의 경우 이 대표가 후원회장을 해주기도 한대. 다른 민주당 영입인재들의 후원회장도 확인해 봤어. 당에 영입된 박지혜 변호사,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이훈기 전 OBS 기자 등도 이 대표가 후원회장을 맡아주고 있었어. "선거 뛰기 전에 이 대표랑 사진 한 장 같이 찍어둘 걸 그랬다"고 푸념한 후보자가 생각나더라. 대표와의 친분이 중요한 선거에서 후원회장을 맡아주는 게 공정하냐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아.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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