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롯퀸 된 16세 소녀 정서주 “미스트롯 상금 3억 받으면…”

최보윤 기자 2024. 3. 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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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3′ 최연소 진 정서주 인터뷰
정서주는 “작년 초부터 지역 노래 봉사 다닐 때 어르신들이 ‘우리 서주 노래 라이브로 들었으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씀에 더 많은 분들을 뵙고 싶어 오디션에 큰맘 먹고 도전했다”면서 “‘미스트롯3′ 방송에 나오자마자 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봐 주셔서 너무 신기했다. 이 감사함 잊지 않고 앞으로 좋은 사람, 좋은 가수로 많은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이태경 기자

“제가 무대에 대한 두려움이 원래 좀 많거든요. 낯도 많이 가리고… 미스트롯3′에선 라운드 설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너무 떨렸어요. 하지만 더는 안 떨릴 것 같아요. 톱7 언니들, 또 동생 유진이까지 함께잖아요. 톱7을 믿으니까요.”

열여섯 소녀는 참아왔던 눈물을 결국 터뜨리고 말았다. 경연 중 붙은 ‘첫눈 보이스’라는 애칭같이 뽀얀 피부 위로 목소리처럼 투명한 눈물이 흩어졌다.

7일 방송한 TV조선 ‘미스트롯3′ 결승전 최종 1·2위 발표만 남겨둔 상황. 배아현(28)에 앞서 자기 이름이 1위로 먼저 불리자 정서주(16)는 “아직 많이 부족한데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하고,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저희 팬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감사함 잊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사람, 좋은 가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역대 최연소 진인 정서주는 마스터 점수, 음원 점수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 2823.18로 1위에 올랐다. 실시간 문자 투표에선 배아현(1위)과 오유진(2위)에게 뒤졌지만 최종 성적에서 배아현을 22점 차로 따돌리고 왕관을 썼다. 이날 시청률은 19.5%(닐슨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12주 연속 지상파, 종편, 케이블 등 목요일 전체 프로그램 1위를 달성했다. 최고 시청률 역시 20.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유튜브에서 ‘리틀 이미자’ 소리를 들은 정서주에게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손수 왕관과 트로피를 건넨 이날 시상식은 더욱 특별했다. “제 롤모델이신데… 믿어지지가 않아요.”

정서주는 외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 노래를 불렀다. “4년 전쯤 외삼촌이 마흔 조금 넘은 이른 나이에 병환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외할머니 댁에 잠시 살면서 말동무도 해드렸는데, 외할머니가 ‘미스터트롯’을 보시면서 처음으로 미소를 지으시는 거예요. 제가 흥얼대며 따라 부르니까 그렇게 환하게 웃으실 수가 없어요.”

휴대전화로 노래를 녹음해 할머니한테 들려드리다가 재미 삼아 유튜브에 올렸다. 얼굴도 없이 목소리만 나오는데 사람들이 찾아 듣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외할머니 말고도 자기가 노래하는 걸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이날 결승전에서 고른 이효정의 ‘우리 어머니’는 외할머니와 함께 지낸 당시를 떠올리며 찾아낸 노래다.

정서주는 매 라운드 진·선·미 안에 포함되며 최상위권을 이어왔지만, 고비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등에선 가시 돋친 말들이 장대비처럼 소녀의 가슴에 내리꽃혔다. 그녀에게 그동안 ‘댓글’은 칭찬으로 가득한 세계였는데, 지옥이 따로 없었다. “그동안은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볼 때마다 항상 즐거웠는데, 그때부터 제 무대 영상을 보기가 걱정되는 거예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땀이 막 나고….” 힘들어하는 정서주를 다독여준 이들이 톱7이었다. 특히 팀 미션 ‘뽕커벨’에서 호흡을 맞춘 맏언니 배아현은 준결승 신곡 미션에 나서는 정서주를 향해 “너 자신만 믿으면 분명히 잘된다”고 독려했다.

그래서였을까. 생방송 결과 발표 전까지도 “(배)아현이 언니가 진(眞)이 돼야 해요”라고 했던 정서주였다. “아현 언니한테 배울 점이 정말 많거든요. 언니처럼 노래 잘하는 사람 옆에 있으니, 제 노래도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마냥 수줍어 하던 정서주의 흰 볼은 어느 새 붉은 장미처럼 발그레 물들였다. 한번 말문이 터지니 끊이지 않았다. “에이스 전 ‘겨울 장미’때는 아현 언니가 거의 다 코치해 준 거나 마찬가지예요. 이 부분에선 말하듯이 하고, 저기에선 질러야 되고, 강약 조절은 이런 식으로 하고. 그때 실력이 제일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제 전체 무대 중에서 그 무대가 그래도 언니 덕분에 가장 완성도 있었다고 생각해요.”

상금 3억원을 어떻게 할까. “엄마가 저 때문에 뒷바라지하신다고 직장도 그만두셔서, 부모님 힐링 여행 보내드리고, 조부모님 안마 의자도 사드리고…” 하더니, “엄마 다 드려야죠. 히히” 하면서 웃었다.

정서주는 영원히 경연이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르고 싶은 노래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고 했다. “언니들이 정말 좋았어서 팀 메들리 미션도 또 하고 싶어요. 삼각 대전도 다시 해보고 싶어요! 인생곡으로 가장 먼저 선곡했던 ‘어느 날 문득’(원곡자 정수라·임영웅 버전)도 기회될 때 꼭 불러보고 싶어요. 제가 임영웅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거든요!”

경연을 또 하고 싶다는 이야기에 톱7 동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는다. “저게 서주의 반전 매력이에요. 지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최연소 ‘진’은 다시 목을 가다듬었다. 소녀는 “미스트롯3를 통해 평생 노래할 기회를 갖게 되어 행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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