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식민 잔재 136건…청산 절차 ‘이견’
[KBS 광주] [앵커]
전라남도가 지난해부터 일제 강점기 식민 잔재를 조사해왔는데요.
백 30건 넘게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라남도는 청산에 속도를 낼 계획인데, 일부는 식민 잔재로 볼 것이냐를 놓고 이견도 있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목포 종합수산시장 인근 도로입니다.
도로명은 '송도길'.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송도신사에서 따온 식민 잔재입니다.
장흥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에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비석이 기리는 사람은 김성근 전 전남관찰사.
한일합병에 기여한 공로로 일본이 자작 직위를 내린 인물입니다.
[신인승/인근 주민 : "누가 공적을 치하한다고 써 있는 것만 알지 다른 건 몰라요. 그리고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것도 모르고..."]
전라남도가 용역을 통해 전남 지역 식민 잔재를 조사한 결과 136건이 확인됐습니다.
비석이나 탑이 80건으로 가장 많고, 군사시설 18건, 신사 5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장성이 24건으로 가장 많고 무안 15건, 화순 13건 등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식민 잔재인지를 놓고 이견도 있습니다.
호국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충혼탑입니다.
일제의 양식을 따왔다며 식민 잔재 목록에 포함됐습니다.
사각 기둥에 뿔모양이 전형적인 식민 잔재라는 건데, 외형만 놓고 판단하는 건 무리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봉수/장성문화원장 : "1970년대 80년대에 들어와서도 식이 일본식이기 때문에 없애야 한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식민잔재를 곧바로 청산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식민 잔재를 없애거나 단죄문을 설치하려면 마을 주민과 후손을 설득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박오수/전남도 5·18민주화 및 과거사 지원센터 팀장 :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논의를 해서 이걸(잔재물을) 변경을 하든지 아니면 양식에 일본식이 들어갔다는 안내판을 설치한다든가..."]
광주시의 경우 2019년 친일 잔재물 65건을 찾아내 교가를 바꾸고 단죄문 설치하는 등 청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이우재
손민주 기자 (han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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